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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2011년 4월 30일 토요일 잡담

by 양손잡이™ 2011. 5. 1.
  일기를 다시 컴퓨터로 쓰기 시작했다. 응당 맘속을 풀어놓는 글은 펜으로 써야 제 맛이건만, 경건한 마음(?)으로 만년필을 잡고자 일기를 쓰기 전 매번 손을 씻고 오는 게 번거로웠다. 그런 참에 자판만 두드리면 되는 컴퓨터, 게다가 이동성이 조금- 존재하는 노트북의 존재는 매우 매력적이다. 키스킨이 있기 때문에 손에 아주 더러운 것만 묻어있지 않으면 언제든 일기를 쓸 수 있다. 손이 깨끗하고 여전히 방이 환할 때는 키스킨을 떼고 맨 자판을 손으로 두드린다. 물론 만년필의 필감도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마음의 소리를 더욱 빠르게 기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컴퓨터의 큰 장점이 있다. 물론 수기는 천천히 글을 쓰면서 내면의 소리가 조금씩 정리되는 아주 큰 장점도 가지고 있지만 말이다. 깜깜한 방에서 조용한 불빛 아래 글을 끼적이는 시간이 사라져서 조금 아쉽긴 하다.
  일기 쓰기 수단을 바꾼 것에서 주제를 좀 바꿔서, 분명 시험이 끝났는데 더욱 바쁜 요즘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자, 월요일에 시험이 끝났다. 밤샘 때문에 밤낮이 바뀌어서 고생 깨나 했지만 예비군까지 잘 다녀왔다. 그런데 막상 금요일이 다가오니 다음 주에 있는 프로젝트 발표 두 개가 엄청난 압박으로 다가온다. 반도체는 아직 논문도 못 읽었고 공장설계는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특히 오늘은 공장설계 때문에 머리 깨나 썩혔다. 아무리 공정도를 봐도 앞으로 진행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냥 예전처럼 마구잡이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내 맘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조금의 오차만 보이면 오류 창을 띄운다. 그런데 또 웃긴 건 오차가 분명 있는데 이번에는 그냥 넘어간다는 것이다. 어떻게 유량이 - 값이 나올 수 있냔 말이다. 이래서 교수님이 ‘단순한 숫자 맞추기’ 식의 프로젝트는 지양한다고 하셨구나. 분명 수업을 진행하면서 수행했던 과제는 재밌게 했는데 말이다. 역시 기초 학습능력에 비해 응용력이 떨어지는가 보다. 어릴 때부터 생각해온 나의 최대 단점이었다.
  두 개의 프로젝트 덕에 쌓아놓은 책도 못 읽고 있다. 오늘 겨우 「청춘의 독서」를 읽었을 뿐이다. 게다가 인문서적 쪽은 일부로 넘어갔다. 정치인 이전의 유시민씨는 인문학자이기 때문에 이 책은 각 서적에 대한 자신의 인문학적 견해를 말한다. 며칠 전 읽은 「리딩으로 리드하라」에서 절대 해설서를 보지 말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100%의 독서를 하지 못해서 조금 아쉽다. 하지만 나중에 「청춘의 독서」에서 소개한 서적들을 나만의 비판적인 시각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책 하니 오후에 친구와 나눈 대화가 기억난다. 영어보다는 내 자신을 키우기 위해 독서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더 좋은 책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겠다 하니 코웃음만 친다. 토익 800점을 못 넘으면 인간 취급을 못 받는대나 뭐래나. 인간 취급을 받는 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물론 현대사회는 자신의 분야에 전문적이고 일 잘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단순히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기는 싫다. 그 전에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하겠다. 그런 모습을 내 안에서 발현시키기 위해 열심히 책을 탐독해야겠다.
  참, 오늘 김연아 선수의 프리스케이팅 경기가 있었다. 어제는 1등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두 번의 실수 때문일까, 128점의 기대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물론 총점은 194점으로 꽤나 높았지만 일본의 안도 미키에게 1점 몇 점 차이로 밀려 2등을 하였다. 점수나 등수를 떠나 그 넓은 피겨 경기장에 우리의 아리랑이 퍼졌다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자연스레 박수가 나오더라. 헌데 눈살 찌푸려지는 것은 역시 인터넷 종자들이다. 내가 보았을 때 안도 미키도 안정된 연기를 보여주었다. 물론 실수도 있었기 때문에 1등을 납득하기 조금 힘들지만 말이다. 하여튼 그런 안도 미키가 단지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마구 욕하는 작태가 너무 한심하다. 아니, 김연아도 열심히 노력했는데 다른 누구라고 빙판 위에 서기 위해 죽어라 노력하지 않았을까. 소수의 사람들이 반일이라는 강박관념이 너무 강해 보여서 퍽 걱정이 된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하지 않을까? 아, 판정 부분이 불리했다고는 생각한다. 김연아가 2등을 할 경기는 아니었는데 말이다.
  내일은 과연 어떤 하루가 펼쳐질까? 또 프로젝트 조모임을 위해 도서관에 가야한다. 아직 영어 논문도 못 읽었고. 너무 피해만 주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열심히, 또 성실하게 살아야하는데 말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죄를 짓지 않게 도와주소서.


- 독서 기록
  「청춘의 독서」, 유시민. 2011년 4월 28일 ~ 4월 30일.
  정치가 이전의 유시민 씨는 인문학도이다. 그리고 유시민 씨의 머리가 한참 영글어 가던 때는 우리나라가 격동의 시대를 지낼 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 소개된 인문서나 문학 모두 사회와 정치에 관련되어 있다. 썩 재밌지는 않았다. 특히 인문서적 쪽은 원본 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짤막히 소개되는 토막글은 어려웠다. 괜히 저자의 시각을 비판 없이 받아들일 것 같아 얼른 넘겼다. 다시는 이런 해설서류의 서적은 보지 않아야겠다. 얼른 비판적인 시각을 갖춘 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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