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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의 전설 - 10점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 팀 로스 외 출연/에스엠스크린


  처음에 이 영화의 원제를 들었을 때 이게 뭐지, 했었더랩니다. 피아니스트의 전설이면 <레전드 오브 피아니스트>라고 해야지 1900이 웬 말이냐. 내가 비슷한 제목의 영화 <피아니스트>와 헷갈리는 것인가. 하지만 영화를 보니 금새 의미를 파악했습니다.

  전 올드한 영상을 좋아합니다. 약간 뿌옇고 색감도 좋지 않은, 그런 영화말이지요. 삐까뻔쩍한 영화는 영 정이 가지 않는 게 사실입니다. 하긴 눈이 편해서 내 마음도 편해지는 건가. 이래서 영화의 첫 화면부터 쏙 빠졌지요. 대공황 부근의 미국은 뭔가, 참 정감이 있습니다. 도시에 고층 빌딩이 서 있고 공장 위로 버섯연기가 피고 아래서 노동자들이 땀 흘리고 웃으며 일하는 모습. 참 생산적이면서도 정이 많아 보이지 않나요? 영화는, 그런 20세기를 열며 시작합니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액자식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첫 장면에서 뚱뚱한 아저씨는 악기상에게 자신의 트럼펫을 팔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으로 트럼펫을 불지요. 그러자 악기상 주인 할아버지는 깜짝 놀랍니다. 아침에 들었던 레코드에서 흘러나온 피아노 음악이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할아버지는 트럼펫 주인에게 이 레코드의 음악의 주인은 누구냐고 묻자 그는 자신의 과거를 말하지요.

  그리고 이야기는 배로 돌아갑니다. 배에서 일하는 흑인 노동자는 피아노 위에 버려진 백인 아기를 발견합니다. 뱃사람들은 정이 많다던가요, 모두 환영하는 가운데 아기의 이름을 '대니 부드만 T.D. 레몬 나인틴 헌드러드 1900'로 짓습니다. 왜 그런지는 영화를 보세요. 아, 참고로 1900은 아이를 주운 년도입니다. 그래서 영화 제목에 1900이 들어가는 거였어요. 제길, 별 거 아니었잖아? 하여튼 1900은 우연히 피아노를 접하게되고 그에게 내재된 천재성을 피아노 연주에 발휘합니다. 1900은 커서 엄청난 즉흥 연주가가 되지만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에서만 자라서 그런지 도무지 육지로 내려갈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본격적인 영화는 트럼펫 주인인 맥스 튜니와 1900이 선상에서 만나며 시작하지요.

  이 영화는, 감히 말해봅니다만, 최고입니다. 명작이고 걸작입니다. 명작 of 명작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이야기 구성과 흐름, 앵글, 음악, 배우의 연기 등 어느 하나 빠질 것 없는 최고의 영화였습니다. 음악에 관련된 영화여서 그런지 배경음악이 정말 절묘합니다. 1900이 승객들의 외모와 행동을 보며 즉흥연주를 하는 부분은 살짝살짝 웃음이 지어지더군요. 재즈의 창시자 젤리 롤 모튼과의 피아노 연주 대결은 입이 딱 벌어지게 합니다. 음악이면 음악, 효과면 효과, 연기면 연기, 모두 최고. <말할 수 없는 비밀>의 대결과는 비교도 할 수 없어요.

  또 하나 압권인 건 맥스와 1900이 처음 만나는 장면입니다. 심한 폭풍우에 배가 심하게 흔들리는 상황, 맥스는 비틀거리며 복도를 걸어다니지만 배에서 쭉 자란 1900은 그 흔들림 가운데서도 똑바로 걷지요. 그리고 피아노에 앉습니다. 고정장치를 풀고, 1900은 피아노를 치고, 피아노는 움직입니다. 아, 이거 말로 못하겠네. 그냥 보세요.

  아래는 움직이는 피아노 연주의 장면입니다. 이 영화 꼭 보세요. 두 번 보세요.




댓글
  • 프로필사진 yono N 명작 of 명작이네요. 우연히 다른 블로그 놀러갔다가 The Legend of 1900의 피아노 곡을 듣고 검색해서 여기까지 놀러왔네요. 가끔 놀러오겠습니다. 2012.02.10 21:39 신고
  • 프로필사진 양손잡이™ 영화보는 눈이 부족한 제가 이정도 감동을 느꼈다면 정말 좋은 영화인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2012.02.10 21: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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