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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첫 날은 벌써 사흘이나 지나갔지만 올해의 목표란 걸 적어보기로 했습니다. 매년 다짐했던 일들을 목록에 적지만 보통은 반도 지키지 못하지요. 작심삼일도 100번이면 1년이건만 그것조차 잘 안 되더군요.

  매년 세웠던 목표를 지키지 못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자신을 과대평가했기 때문일 겁니다. 목표를 완수하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었지만 우선적으로 목표 자체가 완수 불가능한 것이었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네네, 이게 다 자기위안이지만 어쨌든, 그렇단 말입니다. 그러기에 올해의 목표는 아주 현실적이게, 또 조금은 소소하게 적어보았습니다.



  1. 회사 적응하기

  방년 25세, 드디어 학생의 길에서 벗어납니다. 초중고대, 시기적절하게 군입대 후 칼복학, 휴학도 없었음. 한번도 쉬지 않고 쭉 달려온 공부와 성적의 압박에서 탈출합니다. 분수에 맞지 않은 좋은 기업에 취직도 수월하게 됐고요. 이제 용돈을 받아서 쓰는 학생이 아닌 내 돈은 내가 벌고 내가 관리하는 사회인이 되는 겁니다.

  그러기에 너무 무섭습니다. 제가 장손이어서 그런지 웃어른분들께서 많이 사랑해주시고 귀여워해주셨습니다. 그래서 다 커서도 자립심이 부족하네요. 이제 내가 잘못한 건 내가 책임져야 하는 어른이 되지만 마음은 아직 어린애네요. 그래서 무서운 겁니다.

  이런 어린이가 회사에 들어갑니다. 인턴을 하면서도 인사를 안했다고 욕을 먹지 않나, 졸다가 혼나지 않나 참 가관이었죠. 인턴 때도 피곤하다고 난리였는데 정직원이 되면 과연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매일 병든 닭 마냥 의자에 앉아 졸다가 선배들에게 밉보이는 건 아닌지. 그래서 올해의 첫째 목표는 '회사 적응하기'입니다.



  2. 독서

  여태까지는 학생이었기에 독서 마라톤(한 해에 42,195쪽의 책 읽기)을 할 수 있었습니다. 느긋이 이삼 일에 한 권 정도만 읽으면 되거든요. 시간은 오죽 많아. 잠 자기 전 한 시간 정도만 투자하면 가뿐했지요. 하지만 회사에 다니면 시간은 둘째치고 정신적 여유가 생길까 의문입니다. 하는 일 없이 지냈던 인턴 기간에도 독서의 양과 질이 확 떨어졌는데 정직원이 되면 몇 권의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참 걱정입니다.

  인턴일을 했던 부서의 부장님 책상에 논어가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죠. 아무리 바쁜 부장님이시라도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다는 걸 본 듯합니다. 정신적 여유를 위해서 올해의 독서 마라톤은 풀코스가 아니라 하프 정도로 뛰려고 합니다. 약 2만 쪽을 목표로 잡고 권수로는 50권 이상을 읽고 싶습니다. 2년 동안 270권을 읽었던 저로서는 터무니없이 낮은 권수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제 장르소설의 비중을 줄이고 최대한 일반소설(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대중소설)과 근현대사를 다룬 역사서, 철학서, 과학서, 고전문학 등을 읽으려 합니다.

  독서에 관해서 독서 수치 외에 '내가 번 돈으로 책 사기'라는 원대한 소망이 하나 더 있습니다.



  3. 운동

  작년 10월부터 나름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근육 만들기보다는 살 빼기 위주로 달리기만 냅다 하고 있습니다. 처음 뛸 때는 시속 8km로 뛰는데도 힘들어 죽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그보다는 조금 더 빠르게, 그리고 조금 더 많이 달릴 만큼 단련되었습니다. 약 3달 정도 계속 - 사실은 쉴 때가 많았지만 - 뛰니 살은 확실히 빠졌군요. 여름방학 후 6kg 정도 감량하여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용만을 위해 운동하는 건 아니지요! 건강을 위해 운동하는 만큼 올해도 매일 운동을 하려고 합니다.



  4. 블로깅

  아무도 즐겨 찾지 않는 블로그이지만 블로그는 몇 년 동안 제 아이덴티티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 4월에 네이버에서 티스토리로 이사하고 오히려 애정이 더 깊어졌네요. 2011년 12월에는 1일 1포스트를 목표로 열심히 블로깅을 한 결과 며칠은 빼먹었지만 포스팅은 많이 했고 방문자 수 또한 전월의 2.5배 가량 증가해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오늘도 블로그에 2백 명 넘게 들어왔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면 반응은 뻔합니다. 좋겠다가 아닌 그게 무슨 짓이냐, 입니다. 블로그로 돈을 버는 블로거는 아니지만 자기 만족과 자기 발전을 위한 블로깅을 너무 무시하는 경향이 분명 있더군요. 하지만 전 외압에 굴하지 않죠. 엉망이지만 책과 영화에 대한 감상문을 꾸준히 포스팅해 많은 사람들과 공감을 하고 소통하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열심히 노력해서 머리를 영글게 만들어야겠죠. 공부하자 공부!



  5. 글쓰기

  2년 연속 독서 마라톤의 목표를 달성하였습니다. 제가 책을 읽는 이유는 다름 아닌 저만의 글을 써보고 싶어서입니다. 글을 잘 쓰는 법칙에는 다독 다작 다상량이 있다고들 하지요. 그런데 저는 2년 동안 다독만 해왔습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놈이 글쓰기 연습을 전혀 하지 않았지요! 이것도 연습이 될 거야, 라고 생각하며 일기를 꾸준히 써오고는 있지만 말 그대로 하루의 기록일뿐 그 이상의 의미나 가치는 없었습니다. 참 슬픈 일이죠. 의지부족이란 건.

  하지만 전 긍정적인 사람입니다. 암묵지를 믿습니다. 엉망인 일기지만 계속 쓰다보면 저만의 사고가 트이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그럴 겁니다. 그래야만 합니다! 젠장.



  6. 여자친구 만들기

  마지막 마무리. 25년의 모태솔로 생활을 접고 연애 좀 해보자. 물론 이건 목표가 아니라 단순 희망사항입니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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