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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읽기는 즐겁다 - 종이책 읽기를 권함 (김무곤)
    독서 이야기 2012.02.04 17:11
    종이책 읽기를 권함 - 10점
    김무곤 지음/더숲


    014.

      요새 들어서 좋은 책이 저에게 많이 옵니다. 책을 보는 눈이 생긴 건 아니고요, 소설의 비중을 줄이고 보니 전보다는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소설이 가치가 없진 않지요! 단지 여태까지 제가 접하지 못했던 분야에 조금씩 눈도장을 찍는 게 기쁘고 좋을 뿐입니다.

      참 우연히도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를 읽은 후 바로 이 책을 읽었습니다. 앞것이 실용도서를 외쳤다면 뒷것은 '무가치한 책 읽기'를 말하고 있지요. 홍대리에게 느꼈던 불편함은 이 책을 읽음으로서 모두 해소하였습니다. 오랜만에 책을 읽은 뒤 애잔한 느낌을 받고 잠이 들기 전까지 잔잔한 여운을 느꼈지요. 참, 좋은 책입니다.

      처음에는 현 세대의 책 읽기, 종이책과 전자책의 비교 같은 것을 적은 책인 줄 알았지요. 하지만 예상과는 영 달랐습니다. 책 읽기에 대한 에세이와 비슷한 부류의 책입니다. 글쓴이가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 책 읽기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책을 읽을 자유와 읽지 않을 자유까지, 덤덤하면서도 참 재밌게 글을 적어내려 갑니다. 주석이 쪽의 아래나 책 가장 뒷부분에 있는 다른 책과 다르게 이 책은 오른쪽 지면을 오로지 (필요한 경우) 주석에 할애했습니다. 주석을 읽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글쓴이는 책을 천천히 읽어주십사 했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나요. 책에 쓰인 것처럼 내 마음대로 책을 읽을 자유가 있거든요.

      오늘도 또 한 선생님이 걱정을 했다. 요즘 학생들이 도무지 책을 읽지 않는다고 말이다. 그러나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 아니 걱정해보았자 소용이 없다. 책 읽기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일이 있겠지. (26쪽)


      평소 책 읽기를 좋아하는 저는 남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하게 말해왔습니다. 그리고 항상 제가 감명 깊게 읽었던 책들을 말해주고 꼭 읽어 보라고 했지요. 앞으로 읽을 책이라고 적어 놓은 목록을 주면서 마음대로 골라 보라고도 했고요. 그러면 백이면 백 고개를 젓습니다. 제가 추천한 책은 이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저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책을 덮어버리고 애써 쓴 목록은 그냥 한 번 훑어보고 마는, 단순한 책 제목을 나열한 글밖에 되지 않았지요. 그럴 때마다 항상 답답했는데 돌이켜보면 제 위주의 생각이었나봐요.

      그런데 가만히 책을 읽고 있으면 또, 왜 이 책 읽는 재미를 모르고 텔레비전이나 모니터를 보며 히히덕거리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남에게 강요할 수는 없지만 안타까운 마음도 뭉게뭉게 핍니다. 홍대리는 책 읽는 재미를 알자 지금까지 자신이 얼마나 헛된 시간을 아깝게 보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이지성, 정회일 지음,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105쪽) 하잖아요. 텔레비전 쇼 프로그램도 봤고, 게임도 해봤고, 운동도 해봤고,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든 걸 해봤는데 책 읽기만큼 재밌는 건, 없었단 말이죠.

      배우기 위해, 즐거워지고 싶어서, 글을 쓰기 위해, 또는 연설을 하기 위해, 회상하기 위해 책을 읽지 말라. 아무런 목적 없이 독서를 해야 한다. 현재를 읽기 위해 지금 이 시간에 독서하라. (50~52쪽)


      사람들은 때로 소설을 읽는 이들에게 '그런 책 읽어서 무슨 도움이 되냐'고 합니다. 예전에 저도 한번 이런 소리를 들었지요. 이상문학상 수상집을 읽고 있었는데 옆에 앉은 친구 왈, 그런 책 왜 읽냐, 영어나 공부해라, 랍니다. 그때 확 열이 뻗쳐서 혼자 흥분했지요. 아, 지금도 화딱지가 나네. 한때는 저도 소설이 과연 내 삶에 도움이 되긴 하는지 의문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물론 아직도 궁금하고요. 실용적인 동기를 가진 이에게 책 읽기는 분명 쓸모있는 일일 겁니다. 하지만 때로는 멍청해 보이고 가치와 의미가 없어 보여도, 책 읽기 자체가 주는 즐거움과 기쁨을 무시할 순 없겠죠. 전 계속 의문을 가지면서도 지금 같이 읽고 싶어서 읽으렵니다. 남이 권한 책, 똑똑한 사람들이 추천한 책, 이런 거 다 집어치우고 오롯이 제가 즐길 수 있는 책을 보면서 말이죠.

      책의 마지막 글줄처럼 저도 묻고 싶습니다. 책 읽기보다 더 즐거운 일은 무엇인가? 그게 있다면 저에게 가르쳐주면 좋겠습니다.

      (2012년 2월 3일 ~ 2월 4일, 1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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