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 이야기/독서 노트

최악의 태도는 무관심이다 - 분노하라 (스테판 에셀)

by 양손잡이™ 2013. 7. 25.
분노하라 - 10점
스테판 에셀 지음, 임희근 옮김/돌베개



070.


  이 책이 발간되던 해인 2011년은 정치적으로 매우 흥미로웠다. 나꼼수가 등장하면서 자신은 정치와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덕분에 진보성향의 신문을 읽게 됐고 정치관을 정립한 사람들이 많았다. 내곡동 사저, FTA, 선관위 등 많은 이들을 분노케 한 사건도,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 희망버스 등 많은 박수를 받은 사건도 있었다. 모든 이들은 자신의 정의를 위해 힘껏 달렸고 열정을 불태웠다.

 

  하지만 세상은 쉬이 바뀌지 않는다. 한 지인은 "문민정부가 들어섰는데 뭐가 그리 아니꼽다고, 지들 일이나 잘할 것이지 웬 오지랖이냐"고 비아냥댔다. 비록 정치적 민주화로 대의민주주의가 확립되었지만 과연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정당한가. 언론은 광화문에 모인 수많은 촛불들을 말하지 않는다. 정치권은 자신들이 한 말을 계속 뒤집으면서 잇속 챙기기 바쁘다. 해결해야 할 일은 내팽개치고 그들만의 영역을 수호하기 위해 싸울 뿐이다.

 

  그렇다. 위험은 아주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난장판이 되어버린 세상에 냉소를 날리고 '쿨하게' 무시한다. 우리는 중용이라는 단어를 너무 쉽게 사용한다. 동시에 자신의 입맛에 맞춰 의미를 변질시킨다. 물론 자신을 성찰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중용은 진리를 위한 지름길이다. 하지만 사람의 삶과 직결되는 가치와 정책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기계적 중립은 없다. 케네디 역시 단테의 신곡을 재해석했다. 지옥의 가장 뜨거운 곳은 도덕적 위기의 시기에 중립을 지킨 자들을 위해 예약되어있다고 말이다. 현실에서 한 발짝 떨어져 관찰'만' 하며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으로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최악의 태도는 무관심이다. 분노해야 할 일에 분노하지 않는 것만큼 나쁜 일은 없다. 개인의 힘을 과소평가하고 뒤로 숨는 순간 우리는 분노할 수 있는 힘과 그 결과인 참여의 기회를 영영 잃어버린다. 그러면 여태까지 그랬듯이 기득권은 우리를 또다시 기만할 것이다. 우리의 정당한 분노와 작은 실천 세상을 바꾼다. 각자의 영역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여 세상 바꾸기에 나서고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야 한다. 꾸준히 걸으면 희망은 머지않다.


  2년만에 다시 읽은 책에서 사르트르는 스스로를 향해 이렇게 말하라고 가르쳐주었다. 당신은 개인으로서 책임이 있다, 고. 그렇다면 그 책임은 과연 무엇이고, 우리가 그것을 응당 짊어져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정의에는 정답이 없다. 그것은 단지 각자 신념의 결과이자 사유의 꾸러미일 뿐이다. 그렇다고 가만히 손 놓고 있을 것인가? 반응하라. 생각하라. 그리고, 분개하라.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