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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독서 노트

다윗과 골리앗 - 말콤 글래드웰

by 양손잡이™ 2014. 2. 18.
다윗과 골리앗 - 6점
말콤 글래드웰 지음, 선대인 옮김/21세기북스(북이십일)



018.


  돈 버렸다, 돈 버렸어!


  몇번이고 묻지만, 대체 말콤 글래드웰의 책을 왜 읽는지 모르겠다. 책의 키워드가 '직장인 추천도서'라는 것은, 경제 경영을 위시했지만 결국 자기계발서에 그쳤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솔직히, 직장인의 입장에서 이 책을 봐서 뭘 어쩌라는지 모르겠다. 자기계발서지만 획기적인 자기계발 방법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이는 <아웃라이어>도 마찬가지)


  이런 부류의 책은 필요한 부분만 쏙쏙 빼읽는 발췌독이 필요하다. 책을 단순히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고정관념과 편견이 가진 힘을 깰 수 있는가'이다. 제목인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대해서 저자는 재밌는 해석을 제시한다. 사실 골리앗은 말단비대증을 앓고 있었고, 자신은 보병인데 비해 다윗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투석병이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덩치가 크고 힘이 센들 멀리서 날아오는 돌에는 무방비했던 골리앗. 물론 병과의 상대적 비교우위에서 이끌어낸 전략이기도 하지만, 저자는 이 에피소드를 통해 강력하고 힘센 것- 즉 우리의 사고를 옭아매는 고정관념과 편견이 언제나 겉보기와 같지 않다는 점을 말한다.


  우리는 학급의 학생 수가 적을수록 교육에 유리하다고 생각하지만 조사에 의하면 너무 적으면 그것 또한 학습효과에 불리함을 줄 수 있다. (물론 많을 때도 그렇다) 이는 역전된 U자형의 그래프를 그리는데, 어떤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적정한 값이 필요함을 뜻한다. 돈이 너무 많아도, 또는 너무 적어도 문제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범죄에 대한 처벌을 계속 강화해도 사회의 범죄 억제 능력이 무한정 증가하지 않는다. 비례 또는 반비례할 거라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것, 이것이 역전된 U자형의 대략적인 설명이다.


  난독증이라는 명백한 교육적 약점을 성공의 발판으로 삼기도 하고, 상위권 대학의 그저그런 학생보다 그저그런 대학의 상위권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높기도 하다.(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 효과) 주변에서 자신을 위협하는 무언가가 있으면 겁먹고 움츠러든다고 생각하지만 역전된 U자형 그래프에 의해 매우 큰 위협은 오히려 자신을 더 믿게 만든다.


  이 외에는 뭐 없다.(사실 9장은 너무 재미가 없어서 읽지 않았다) 책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사례를 장황하게 늘어놓아 페이지를 채웠다. 책을 함께 읽은 이들은 왜 이렇게 쓸데없는 이야기를 쓰면서 사람을 지루하게 만드나 불만을 토로하는데 그게 바로 책을 쓰는 방법이고 동시에 파는 방법이다. 간추린 큰 주제와 작은 주제는 솔직히,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단순하지만 독자를 충분히 설득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례가 필요하다. <다윗과 골리앗>이 제시한 사례는 매우 재밌는 편이지만 사례 늘어놓기의 정도가 심하다. 마틴 루터 킹을 다룬 6장은 마치 그의 인권 운동을 옮겨놓은 듯 장황하고 지루하다. 초반부의 짤막짤막한 예시에 비해 읽는 재미 자체가 떨어진다.


  후광효과를 이용해 통계의 오류를 인위적으로 감추기도 하고, 다 읽고난 후 주제가 겨우 저거였어라는 실망감도 준다. 읽기 자체는 재밌었지만 딱히 건질 것도 얻을 것도 없었다. 동호회에서 같이 읽기가 아니었으면 쳐다보지도 않을 책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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