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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책이 안 잡히고 활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 때가 있다. 몇 개월마다 찾아오는 독서권태기다. 이럴 때는 책을 놓고 전혀 다른 행위(영화, 게임)를 한다. 그래도 책은 읽어야겠다 싶을 때는 책과 독서에 관한 책(메타북)을 읽는다. 어렵지 않고 의욕을 다시 불태우기 때문이다.

<책 잘 읽는 방법>의 저자 김봉진은 우리가 익히 들어온 스타트업 '배달의 민족'의 창업자다. 성공한 기업인은 보통 엘리트의 이미지를 가지기 일쑤지만 (미안하지만)김봉진은 그런 아우라는 없다. 공고-전문대의 학력은 물론이고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한다. 책도 10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단다.

이런 저자가 <책 잘 읽는 방법>을 통해 책을 조금 더 쉽게 접하는 방법과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한다. 크게 책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가벼운 마음으로 다가가는 법부터 꾸준히 책을 읽고 어려운 책을 넓혀가는 훈련법, 혼자 읽기가 아닌 함께 읽기를 위한 응용 방법등을 이야기한다.

책은 크게 특별하지는 않다. 이미 비슷한 내용의 책이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가장 근래에는 이동진과 북튜버 김겨울의 책이 있었고,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도 같은 주제의 책이 많다. 게다가 내용마저 유사하다. 책을 함부로 다뤄보기, 처음에는 질보다 양, 많이 사고 눈에 띄는 곳곳에 책 두기, 베스트셀러 말고 자신만의 책을 읽기, 한번에 여러 권의 책을 읽기, 재밌는 책도 좋지만 어려운 고전도 도전해보기... 수도 없이 들어본 내용이어서 저자가 중간에 소개한 목차와 머리말 놓치지 않기를 적극 활용해 목차만 읽어도 이 책의 절반, 아니 80%는 읽은 셈이다.

책도 인문서 쪽으로 편중되어 있다. 저자의 독서에서 문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은 편이고과학서적은 눈을 아무리 씻어봐도 없다. 문학은 아예 배제하지 않고 일부러 찾아 읽는다고말하는데, 저자를 포함한 인문서를 즐겨 읽는 이들이 과학 분야를 소홀히 다루는 태도는 매우 아쉽다. 독서 분야로 한정지어보면 이 책은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와 겹친다. 홍대리가 명확하게 자기계발서를 표방했다면 <책 잘 읽는 방법>은 인문서를 가장한 자기계발서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로서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킨다. 독자는 자기계발서를 읽음으로서 자신의 현재를 돌아보면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한다. (행동으로 바꾸지 못하는 것은 자기계발서의 단점이 절대 아니다) 나는 저자가 말하는 독서법을 긍정한다. 대부분이 이미 생각해오던 방법이기 때문이다. 같은 생각을 가졌지만 저자와 나의 결과물이 이리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 결국 생각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나의 문제로 귀결된다. 워낙 익숙한 내용이기 때문에 책의 깊이가 없다고 비판했지만 실상 생각을 행동으로 연결하지 못한 나 자신에 대한 자기비판이라 볼 수 있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마음은 작다. 3장을 제외하면 김봉진만의 노하우가 거의 없고 부록으로 붙은 '김동진의 도끼 같은 책'도 내용이 조금 부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이 아직 낯설고 두려운 이에게는 다른 독서법 책보다 이 책이 더 편할지도 모르겠다. 판형이 작고 책도 얇다. 결정적으로 한 쪽의 절반이 여백이어서 수월하게 책을 넘기기 수월하다. 저자가 말하듯이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으면 통쾌함과 자신감이 붙는다. 그 느낌을 가지고 더 좋은 책 더 재밌는 책을 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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