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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장강명 (2015, 문학동네) 기본적으로 그렇게 재밌게 읽은 책은 아니어서 딱히 할말이 없다. 그렇다고 엄청 재미 없게 읽은 책도 아니어서 깔 말도 없다. 나에겐 되게 애매한 책이었. 이 책을 읽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대체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이다. 출판사 여직원이 투고 작품의 순서를 뒤죽박죽 어그러트렸듯이 이 책도 시간 순서대로 맞춰져 있지 않다. 엉망진창 앞 뒤 왼쪽 오른쪽 가릴 것 없이 마구 이야기가 튀어나온다. 하지만 작가가 정교하게 짜놓은 틀 안에서 어느정도 시간적 연대기가 그려진다. 소설을 읽으면 가장 먼저 느낄 것은 분명 이러한 특이한 형식일 것이다. 하지만 우주알을 언급하면서 시간에는 전후의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는 이미 테드 창이 단편 네 인생의 이야기에서 아주 훌륭하게 보여준 바 있다. 물론 다른 층.. 2022. 12. 29.
트렌드 코리아 2023 - 김난도 외 (미래의창, 2022) 또 읽고 말았지. 매년 바뀐 게 없다, 똑같은 소재로 몇 년을 우려먹는다, 되지도 않는 키워드로 억지로 끼워맞춘다, 자신이 유행을 선도하려고 한다, 이렇게 욕을 들으면서도 연말이면 꼬박꼬박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 이맘때 즈음이면 유행에 뒤쳐지지 않으려고 습관처럼 읽고마는 책이다. 트렌드에 민감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면서, 괜히 훑어본단 말이지. 매년 사서 읽었지만 올해는 밀리의 서재에 일찍 올라와서 읽었다. ‘검은 토끼해’인 2023년의 키워드는 “RABBIT JUMP”이다. 부제는 ‘더 높은 도약을 준비하는 검은 토끼의 해’. 매년 키워드와 부제를 만드느라 힘들기도 하겠다. 2014년에 를 처음 읽었을 때에는 동물에 맞추서 이렇게 뜻을 잘 맞춘 키워드를 만들지,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억지다. 뭐, 이.. 2022. 12. 26.
로미오와 줄리엣 - 윌리엄 셰익스피어 (민음사, 2008) 매번 말로만 듣고 온갖 영화와 연극, 그리고 각종 사랑 이야기의 모티브로만 접했던 을 드디어 희극 형태로 읽었다. 희극은 고등학생 시절 문학 교과서에서 접한 이후로 처음이다. 희극은 시 다음으로 어려운 장르이다. 상상력이 부족해 장면을 보여주고 말하는 소설조차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데, 대사와 지문만으로 무대를 상상해야 하는 희극은 내게 정말 쥐약이다. 의 전체 줄거리는 알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니, 사실 100% 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어릴적 축약본이나 만화로 이미 접한 작품이기도 하고 영화와 드라마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접했기 때문이렸다. 본래의 작품에는 내가 모르는 이야기라도 들어 있을까 기대했는데 그건 아니어서 조금 아쉬웠다. 작품에는 유치하면서 오글거리나 대사가 곳곳에 숨어 있다... 2022. 12. 22.
퇴근길의 마음 - 이다혜 (빅피시, 2022) 이다혜 작가의 새 책이다. 제목으로 보건데 2019년에 출간된 과 세트다. 은 부제 ‘일터의 여성들에게 필요한 말, 글 네트워크’에서 볼 수 있듯이 여성에 주안점을 준 책이다. 은 특정 성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직장생활 전반에 대한 이야기다. 위키에서 찾아보니, 작가는 2000년 씨네 21 기자로서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무려 23년차 직장인이다. 내가 이제 막 10년을 일하고는 오래 일했네 힘드네- 했는데, 23년이면 부장님급이네. 책은 저자가 오랜 시간 동안 일하면서 얻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조언이면서 부탁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매일을 단단하게, 작은 고비들을 넘기면서 꾸준히 일하는 사람이 되는 법’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이런 문장들. 잘 안된 것 같은 일 한 가지가 마음을 잡고 늘어질.. 2022.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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