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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음악] Thomas Bergersen - Remember Me 꿈속의 생시 내가 이 해안에 있는 건 파도에 잠을 깬 수억 모래알 중 어느 한 알갱이가 나를 기억해냈기 때문이다 갑자기 나타낫 듯 발자국은 보이지 않고 점점 선명해지는 수평선의 아련한 일몰 언젠가 여기 와봤던가 그 후로도 내게 생이 있었던가 내가 이 산길을 더듬어 오르는 건 흐드러진 저 유채꽃 어느 수줍은 처녀 같은 꽃술이 내 꿈을 꾸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처녀지를 밟는다 꿈에서 추방된 자들의 행렬이 산 아래로 보이기 시작한다 문득 한적한 벤치에 앉아 졸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바다는 계속해서 태양을 삼킨다 하루에도 밤은 두 번 올 수 있다 그리하여 몇 번이고 나는 생의 지층에 켜켜이 묻혔다 불려 나온다 _윤의섭, 『붉은 달은 미친 듯이 궤도를 돈다』(307)에서 2012. 1. 17.
역시 박민규 작가야! - 더블 side B (박민규) 더블 side B - 박민규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006. 한국 문단의 이단아, 그러면서 아름다운 유니크를 자랑하는 작가, 제가 가장 좋아하지만 아직도 정체를 파악하지 못하는 작가, 박민규 작가의 두 번째이자 이후 5년 만에 출간된 작품집입니다. 그 사이 장편 2편, 단편 24편을 썼는데 은 그 중 단편 18편을 모은 책입니다. 를 읽었을 때 그 느낌은 어찌 말로 할 수가 없습니다. 검색해보니 05년도에 출간되었네요. 친구가 희한한 책을 보고 있길래 저도 호기심에 봤었죠. 처음에는 이게 뭐야, 했다가 두 번째에는 오오, 세 번째에는 이 작가의 팬이 되었습니다. 표제작 '카스테라'(작품집이라 낫표와 겹낫표를 써야 하지만 귀찮으므로 그냥 쓰겠습니다)는 읽을 때마다 의미가 다르게 다가오는 작품이기도 하지요.. 2012. 1. 16.
[좋은음악] Michael Ortega - It's Hard to Say Goodbye 혼자서 사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끼니를 해결하는 것도, 어떤 고지서를 어떻게 처리하고... 세탁기를 사용하거나 청소를 하고... 가스검침원에게 어떤 숫자를 불러줘야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외로웠다. 주말이면 아들네나 딸네를 찾았지만, 아이들에겐 아이들의 생활이 있다는 걸 머잖아 알 수 있었다. 교회라도 좀 다니세요, 딸아이는 말했다. 교회를 싫어한 건 아니지만 나는 무언가... 그래도... 그랬다, 어떤 무언가가 내 삶에 남았을 거라 믿어 왔다.여유가 있고 비로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그런 노후... 퇴직을 하고 한동안 그런 삶을 산다는 착각에 빠졌었다. 데셍을 배우기도 했고, 기원을 오가고, 아주 잠깐 철학강의를 듣기도 했다. 그리고 곧, 걷잡을 수 없는 무력감이 밀려들었다. 할.. 2012. 1. 16.
이게 어린왕자라고? - 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 (A. G. 로엠메르스) 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 - A.G 로엠메르스 지음, 김경집 옮김/지식의숲(넥서스) 005. 의 두 번째 이야기라는 이 책을, 참 우연찮게 구했습니다. 작년 후반기에 를 다시 읽고 느끼는 게 참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 책도 꼭 읽고 싶었는데 소원대로 됐군요. 이 책은 생텍쥐페리가 쓴 정식 후속작은 아닙니다. 다른 작가가 썼고 생텍쥐페리 재단에서 극찬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출간된 셜록 홈즈 후속작 처럼 말예요. 저는 를 정말 좋아합니다. 읽는 모두가 감동을 받는 작품이지요. 그리고 읽을 때마다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책이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때 읽은 후로 대략 15년 만에 다시 읽었는데요, 비룡소에서 출간된 얇은 어린이용 책이었지만 여전히 생각할 거리는 많이 던져주더라고요. 군중 속의 고독의 해석이.. 2012.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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