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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음악] Philip Wesley - The approaching night 타마리스크 나무 아래 모래폭풍이 땅을 뒤집는 순간 황야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어두운 몸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푸른 하늘, 붉은 흙먼지, 야생의 숨결을 받은은 것들은 숨 돌릴 새 없이 몸부림쳤다. 무엇에 쫓겨 가는지 짐승들이 미친듯이 달렸다. 밤새 살아남은 발자국들은 거대한 먼지굴 속에서 굴러 나와 먼지를 끌고 달렸다. 황야에 들어갈수록 긴 꼬리가 생기고 몸이 팽창했다. 달궈진 시간만 소멸하면서 생성되었다. 나는 내가 인간도 짐승도 아니라는 것 말고는, 내가 없는 곳에서 내가 무수히 태어난다는 것 말고는, 무엇이 소멸 속에서 생성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지평선은 둥글고 향긋해도 그 중심은 깊고 황막한 곳 다시 황야로 들어간다면 모래폭풍 넘어 타마리스크 나무 아래 서 있고 싶다. _신대철, 『바이칼 키스.. 2012. 1. 13.
[좋은음악] Elijah Bossenbroek - Song Of Simplicity 노래가 아니었다면 결점 많은 생도 노래의 길 위에선 바람의 흥얼거링메 유순하게 귀 기울이네 그 어떤 심오한 빗질의 비결로 노래는 치욕의 내력을 처녀의 댕기머리 풀 듯 그리도 단아하게 펼쳐놓는가 노래가 아니었다면 인류는 생의 완벽을 꿈도 꾸지 못했으리 강물은 무수한 물결을 제 몸에 가지각색의 문신처럼 새겼다 지우며 바다로 흘러가네 생의 완벽 또한 노래의 선율이 꿈의 기슭에 우연히 남긴 빗살무늬 같은 것 사람은 거기 마음의 결을 잇대어 노래의 장구한 연혁을 구구절절 이어가야 하네 그와 같이 한 시절의 고원을 한 곡족의 생으로 넘어가야 하네 그리하면 노래는 이녁의 마지막 어귀에서 어허 어어어 어리넘자 어허어 그대를 따뜻한 만가로 배웅해주리 이 기괴한 불의 나라에서 그 모든 욕망들이 시뻘겋게 달아오르고 새카만 .. 2012. 1. 12.
오늘부터 읽는 책 - 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 (A. G. 로엠메르스) 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 - A.G 로엠메르스 지음, 김경집 옮김/지식의숲(넥서스) 005. 영원한 명작 동화, 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정말 읽고 싶었던 책인데 우연찮게 구했습니다. 생텍쥐베리가 쓴 정식 후속작은 아니고 생텍쥐베리 재단에서 극찬한 작품이라고 하는군요. 요새 새로 출간된 셜록홈즈 시리즈와 같은 맥락의 책입니다. 아르헨티나 소설인데요, 남미 소설은 많이 읽지 않는 저이기에 낯설기도 할 것 같지만 남미를 무대로 하는 책은 아니기에 부담없이 읽을 것 같습니다. 작년에 외국의 현대문학 수업 때문에 를 다시 읽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읽었으니 15년만에 책을 편 셈이네요. 는 얇고 쉬우면서도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입니다. 여러 해석이 있지만 의 '군중 속의 고독' 해석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2012. 1. 11.
[좋은음악] Rob Costlow - Not Alone 목장 / 로버트 프로스트 목장의 샘을 치러 나갑니다. 가랑잎을 긁어내기만 할 거예요. 물이 맑기까지는 기다릴지도 모르죠.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함께 가실까요. 어린 송아지를 데리러 나갑니다. 어미 소 옆에 서 있는 게 너무 어려서 어미가 핥아주면 비틀거리죠.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함께 가실까요. The Pasture / Robert Frost I'm going out to clean the pasture spring; I'll only stop to rake the leaves away (And wait to watch the water clear, I may): I sha'n't be gone long.--You come too. I'm going out to fetch the little .. 2012.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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