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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2011년 5월 5일 목요일 잡담

by 양손잡이™ 2011. 5. 6.
  신나는 휴일, 밝은 어린이들의 날, 소파 방정환 선생님의 사람이 듬뿍 담긴 어린이날. 하지만 나에겐 그저 늦잠을 늘어지게 잘 수 있는 빨간 공휴일이었다. 물론 25살이 된 어른에게도 어린이의 마음은 남아 있었다. 왠지 모르게 선물을 받는다든가 날도 좋은데 가족끼리 호수공원이라도 놀러 간다든가. 하지만 아침에 부은 눈을 비비고 시계를 보니 오후 2시다. 이럴 거면 “오늘 할 일이 많아서 놀러 못 나갈 것 같아요.”라고 엄마에게 말해두는 게 아니었다. 쪽팔려서 원…. 다행이 동생 학원에 간다고 점심을 차리시는 엄마가 바쁘셔서 은근슬쩍 식탁으로 갈 수 있었다. 다행히 아빠도 나가계셔서 눈치 볼 사람이 없었다. 다행이지 다행이야.
  오랜만에 집 반찬을 먹으니 사는 맛이 난다. 물론 고기야 기숙사에서 질리도록 먹고 있다. 양은 적지만 말이다. 구제역 파동 덕에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했지만 기숙사 식당에서 등심 돈가스가 매일 나온다. 아, 국내산인지 해외산인지는 모르겠다. 고기는 많이 나오는데 풀떼기를 많이 못 먹는 게 기숙사의 가장 큰 문제이다. 그래서 사흘에 한번은 백반을 먹으면서 지내고 있다. 물론 거기서 나오는 반찬도 시원찮지만 말이다. 오늘의 엄마표 음식은 정말 끝내줬다. 물론 고기는 없지만 풀떼기 음식이라도 정말 정성이란 게 뭔지 보여주는 맛이라 이거지. 직접 쑨 묵부터 시작해서 정말 오랜만에 먹는 톳, 약간 시큼한 맛이 일품인 오이소박이, 그리고 엄마표 김장김치까지…! 특히 김치는 여느 식당에서 맛볼 수 없는 오묘한 맛이 있다. 짜서 그런지 계속 입으로 가져가게 된다. 식당에서는 항상 막 담근 듯한 김치를 먹는데 나는 약간 숙성된 게 좋다 이거지. 오늘은 집에서 책보고 밥 먹고 티비보고, 정말 이렇게 속편하게 보낸 날이 없다. 뭐, 어린이날이라고 특별한 일을 하지는 않았지만 오랜만에 원기 회복도 하고 동생과 얘기하고, 실없는 농담이나 하고…. 기분 좋은 하루였다.
  하지만 내일은 또 수업을 가야하지…. 그리고 저번주에 이어 또 프로젝트 모임이 있다. 매주 이렇게 모이니 엄청 정이 들 대로 들겠다. 사실 오늘도 다른 프로젝트 모임이 있었는데 집에 오랫동안 가지 못했다는 핑계로 참석하지 않았다. 아니, 핑계는 아니다. 실제로 집에 못 온지 한 달이 넘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조장인 선배에게 너무 미안하다. 뭐, 내가 발표하기로 했으니 피장파장이지.



- 독서 기록

  유년기의 끝, 아서 C. 클라크. 2011년 5월 3일 ~ 5월 5일

  드디어 완독했다. 듣던 만큼 감명 깊은 책은 아니었다. 단지 에반게리온의 ‘인류 보완 계획’ 아이디어의 시초가 되었던 것만 어렴풋이 알았다. 철학적 물음이나 생각해야할 거리가 없으니 리뷰 작성에서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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