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556

걷는 사람, 하정우 - 하정우 (문학동네, 2018) 유명한 사람의 책은 잘 읽지 않는 성격상 아마 독서모임 아니었으면 꺼내들지도 않았을 책일 거다. 딱히 배우의 팬도 아닌데다가 움직일 때 걷기보다는 자전거와 자동차를 선호하는 나에게 ‘걷는 사람’이라는 제목도 크게 마음이 가지 않았다. 하정우가 그저 영화배우, 프로먹방러, 때로 감독으로 활동하는 건 알았는데 이렇게 책을 낼 정도로 글을 쓰고 전시회에 내걸 그림도 그리는지는 몰랐다. 무엇보다도 걷기 중독자라고는 생각은 전혀 못했다. 영화 ‘577 프로젝트’에서 여러 동료와 함께 국토대장정을 하는 건 봤지만 강남에서 마포까지 출근길을 매일 걸어다니고, 강남 집에서 김포공항가지 8시간 동안 걷고, 친구들과 하와이에서 10만보를 꽉 채우고… 무슨 이런 사람이 다 있담! 나는 걸을 때 발바닥에서부터 허벅지까지 전해.. 2022. 12. 15.
꿀딴지곰의 레트로 게임 대백과 - 꿀단지곰 (보누스, 2022) 네이버에 꿀딴지곰을 검색해봤다. 지식인 카테고리에 꿀딴지곰이 대거 등장한다. 꿀딴지곰님, 게임을 찾아주세요. 언제 했고, 이런 배경과 캐릭터구요, 장르는 이러이러합니다. 이걸 보고 무슨 게임인지 어떻게 알지… 하는데 꿀딴지곰은 척척박사다. 어떤 게임이든 정답을 맞춘다. 17년 네이버 지식인 게임탐정 ‘꿀딴지곰’이 자신의 장기 레트로 게임을 주제로 책을 발간했다. 시대별 레트로 게임의 역사 - 인베이더, 벽돌깨기부터 시작해 재믹스, NES를 걸쳐 오락실 아케이드, 메가스튜디오, 닌텐도, 플스 등 - 를 소개한다. 나는 16비트 게임기인 메가스튜디오, 닌텐도까지 레트로 게임으로 생각하지만 시대가 시대인지라, CD를 사용한 첫 게임기인 플스1과 세가새턴까지 포함됐다. 역사는 물론 수많은 게임을 삽화와 함께 소.. 2022. 12. 12.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을 먹었다 - 박준 (문학동네, 2012) 그렇게 인기가 많아서 30쇄를 넘게 찍은 시집인데, 여전히 나는 이해하지 못한 글들만 잔뜩이다. 머리와 가슴에 들어오지 않아도 역시 계속 읽어나가야만 뭐든 되겠지. 생소한 표현과 연결되지 않는 개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무딘 감성으로 꾸역꾸역 읽어내고 있다. 혹자는 박준 시인의 실제 모습과 시집의 괴리가 너무 커서 싫다고 했다. 유행에 편승하고 오글거리는 감성에 올라탄 글이라는 혹평은 덤. 작가가 작품을 쓸 때의 자아는 생활의 자아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기에, 그가 느낀 괴리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사랑의 달달함보다 헤어짐 뒤에 느껴지는, 과거의 행복과 대비되는 쓸쓸함, 후회, 슬픔, 그럼에도 꿋꿋이 살아내는 모습… 글쎄, 난 이 시집에서 오글거리는 감성 따위2 느낄 새가 없었다. 마음에 드는 .. 2022. 12. 8.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 김영민 (사회평론, 2022) 1. 한 고전 게임의 엔딩이 생각난다. 대충 이런 내용이다. 챔피언에 오른 권투선수는, 챔피언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면서 동시에 목표를 잃었다. 목표가 사라진 주인공은 결국 ‘허무’를 느낀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후 결국 챔피언은 권총 자살을 한다. 2. 허무란 무엇인가. 구글 검색을 해봤다. - 아무것도 없고 텅 빈 것. - 세상의 진리나 가치, 또는 인간 존재 자체가 공허하고 무의미한 상태. 예전에는 첫번째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는데, 현재 우리에게는 오로지 두번째로만 다가온다. 분명 목표를 이루고 성과를 달성했다고 생각하는데, 마음은 텅 빈 느낌.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의 구멍은 한없이 커져만간다. 종종 느껴지는 서늘함. 잊으려 할수록 커지는 마음. 우리는 분명히 허무한 세상에 살고 있다. 3. 아무것.. 2022. 12. 5.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