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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공장 블루스 - 김원재 (알에이치케이코리아, 2023) 1. 저자는 대기업 카피라이터로 10년을 일했다. 일반 회사원도 아니고 카피라이터니, 자기만의 능력이 있을테니 퇴사 후 프리랜서로 일하는 게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런데, 그가 회사를 나간 후 선택한 직장은 무려 김치 공장이다. 힙한 동네 이태원에서 일하던 그는, 이제 멧돼지와 고라니가 뛰어노는 파주’읍’ 부곡’리’로 출근한다. 2. 대기업에서 김치 공장이라니 각오가 대단하네. 라고 생각했건만 웬걸, 어머니가 사장님이란다. 그러니까, 속된 말로 공장 후계자가 되기 위해 낙하산 취업을 한 것이다. 사원, 과장을 뛰어 넘어 바로 부사장으로 말이다! 이 부분에서 한번 갸우뚱 했다. 뭔가 사연이 있겠지, 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그 의문은 풀리게 됐으니… 3. 그 사연은 책을 읽어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2023. 3. 27.
파스칼 키냐르의 수사학 - 파스칼 키냐르 (을유문화사, 2023) 1. 파스칼 키냐르의 전작 는 읽기 꽤나 어려운 책이었다. 당시 책의 홍보문구를 보고 지적 허영심에 취해 샀는데, 문구는 이렇다. ‘음악 혐오’라는 표현은 음악을 그 무엇보다 사랑했더 니에게 그것이 얼마나 증오스러운 것이 될 수 있는지를 말하고자 한 것이다. 공쿠르 상 수상 작가인 파스칼 키냐르가 말하는 음악의 시원과 본질이라며. 음악이 잉태된 곳에 관한 깊은 밤의 몽상이라며. 아니었다. 이 책은 음악으로 시작해 문학, 역사, 철학, 그리고 대체 알 수 없는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진 에세이였다. 책을 읽기는 읽었으나, 내 머리에는 책 제목과 저자밖에 남지 않았다. 어떤 강렬한 인상과 함께. 2. 솔직히 말해볼까. 사실 이번에 읽은 책인 (이하 ‘수사학’)도 이해를 1도 못했다. 하나도 못한 게 아니라, 정.. 2023. 3. 23.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 김신지 (휴머니스트, 2021) 1. 읽든 안 읽든, 뭔가를 쓰고 남기는 데에 욕심이 많다. 그래서 여기저기 기웃대며 기록해보지만, 매번 실패할 따름이다. 내용이나 마음가짐이 아닌, 기록의 수단과 방식에 집중하기 때문일테다. 어떤 필기구가 좋을지, 이 노트 앱이 좋다더라 아니다 저게 좋다더라- 원천적인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한켠에 쳐박혀 있으니 뭐가 될리가 없지. 2. 메모와 기록은 긴 글보다 부담감이 적다. 내게 긴 글이라고는 1천 자가 겨우 넘는 독서노트뿐이지만. 그나저나 메모와 기록은 뭐가 다를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때그때 적어둔 메모가 한 알 한 알의 구슬이라면, 기록은 그것을 꿰는 일에 해당하니까요. 낱개의 메모보다는 한 가지 주제로 일관된 기록을 이어나가는 일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습니다. 생각의 편린을 짤막하게 남.. 2023. 3. 6.
우리가 나눈 단어들 - 달과돌 (독립출판물, 2018) 요새 자주 가는 독립서점에서 산 독립출판물이다. 와 가 독립출판으로 시작해서 한참 잘 팔린 책이었는데, 혹시 도 똑같은 길을 걸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내가 그 가치를 빨리 알아본 선구자가 되는 것이다! 라는 흑심을 품지는 않았고, 책장에 예쁜 책이 많아서 둘러보다가 표지와 제목이 눈에 띄어 펼쳐보았다. 책은 커플인 남녀 '달'과 '돌'이 같이 썼다. 소설, 카페, 책방, 떡볶이, 사진, 시, 노래방 등 일상에서 별 의미없이 지나보내던 단어를 두고 서로를 떠올리며 써내려간 글이다. 둘 다 국어교육과 출신이어서인지 글을 상당히 잘 쓰는 편이다. 돌(정황상 남자인 듯하다)은 소설까지 쓴다고 한다. 편지처럼 서로 주고 받은 글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쓴 글이어서 상대를 향한 애정이 듬뿍.. 2023.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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