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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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사전] 한뎃잠단어 이야기 2012. 2. 4. 11:00
자신에게 큰 짐을 지웠지만 그래도 아버지였다. 비가 오거나 날이 궃으면 한뎃잠을 자는 아버지 생각에 늘 괴로웠다. 자신의 능력이 고작 부모님도 제대로 모시지 못할 정도로 형편없는가 하는 생각을 하는 것도 괴로웠고 아직 어리게만 보이는 여동생을 보아도 미안하기만 했다. 끝도 없이 한숨이 나왔다. 갑자기 피로가 물 밀 듯 밀려왔다. _이지승, 정해일,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93)에서 한뎃-잠 【명사】 한데에서 자는 잠. [비슷한 말] 노숙3ㆍ노차3. · 길에서 한뎃잠을 자다. 한뎃잠을 찾아 보니 너무나 당연히 한데에서 자는 잠이라고 하는군요. 한데를 찾아 보았습니다. 한데 【명사】 사방, 상하를 덮거나 가리지 아니한 곳. 곧 집채의 바깥을 이른다. [비슷한 말] 노천(露天)ㆍ바깥ㆍ밖. 몸도 안 좋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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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사전] 투미하다단어 이야기 2012. 1. 30. 19:25
진열장 오른쪽에 실버가 놓여 있었다. 예전과 다름없이 받침 살은 떨어져 나간 상태엿고, 앞뒤 바퀴의 흙받이는 온통 녹슬었지만, 핸들에 달린 경적은 고무 부분이 찢기고 닳았을 뿐 익숙한 모습 그대로였다. 빌은 경적을 항상 반짝반짝하게 닦아 놓았지만 지금은 투미해져 얽은 자국까지 눈에 띄었다. 리처드가 애용하던 평평한 짐칸이 아직 뒷바퀴 위에 남아 있지만, 찌그러진 채 나사 하나에 대롱대롱 매달려 잇었다. 모조 호랑이 가죽으로 만든 안장 덮개는 심하게 닳아서 줄무늬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_스티븐 킹, 『그것 (중)』에서 투미-하다 【형용사】 어리석고 둔하다. · 그는 남들이 말을 붙여 보아도 돌미륵같이 투미해서 답답하기 짝이 없다. 연관단어 · 원형, 어근 : 투미 그런데 글 꼭지를 보면 사전에 나온 뜻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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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사전] 대꾼하다단어 이야기 2012. 1. 23. 15:49
마이클은 대꾼한 눈과 피곤에 지친 갈색 얼굴로 친구들을 둘러 보았다. "그래서 말인데 투표를 하는 게 좋겠어. 여기 남아 싸울 것인지, 아니면 집으로 돌아갈 것인지. 각자의 선택에 맡기는 거야. 너희들이 기억하지도 못할 오래전 약속을 빌미로 너희들을 여기로 불러 모으기는 했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는 그 약속을 강요하지 못하겠어. 약속에 못이겨 행한 결과가 훨씬 나쁠 수도 있으니까." _스티븐 킹, 『그것 (중)』에서 대꾼-하다 【형용사】 눈이 쏙 들어가고 생기가 없다. '때꾼하다'보다 여린 느낌을 준다. · 밤을 새워서 그의 눈이 대꾼하다. 연관단어 · 어근 : 대꾼 어째 역서를 보면서 단어를 하나 더 배우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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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사전] 희붐하다단어 이야기 2012. 1. 22. 13:00
이제 어떤 일이든 뭔가 벌어진다면 전화를 할 생각이다. 그렇게 해야 한다. 그동안 휴식을 빼앗긴 채 나만의 추측과 기억, 그 염병할 기억과 함께, 또 하나 여기 공책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겠지? 나의 탄식과 한숨이 부딪히는 벽. 여기 이렇게 앉아 몹시도 부들거리는 손으로 힘겹게 써내려 가고, 여기 이렇게 문 닫은 황량한 도서관에 앉아 어둠 속의 희미한 음향에 귀기울이고, 희붐한 노란색 전구가 던지는 그림자를 바라보며, 그것들이 꼼짝하지 않음을……, 달라진 게 없음을 확인한다. _스티븐 킹, 『그것 (상)』에서 희붐하다 【형용사】 날이 새려고 빛이 희미하게 돌아 약간 밝은 듯하다. [비슷한 말] 붐하다. · 먼동이 희붐하게 밝아 오다 · 이곡리 쪽 하늘로부터 희붐한 어둑새벽이 야산을 넘어오기 시작했다.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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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사전] 더께단어 이야기 2012. 1. 19. 11:00
(생략) 한편 랜디 하렌겐은 난관을 묶인 채 난소에서 골프공만 한 종양을 떼어 냈는데, 스물일곱 개의 난소 종양을 떼어 내고도 살아남앗다면 신에게 감사할 일이라고 했다. 그녀는 그것이 뉴욕 시의 식수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도시의 공기도 너무 더럽지만 정말 심각한 문제는 물이라고 했다. 사람 몸속에 더께를 쌓아 놓을 정도로 더러운 물이라고. 그 일 때문에 루스는 "어리기만 한 너희들"이 이 도시를 떠나 시골로 가서 얼마나 다행인 줄 모른다는 말을 덧붙였다. (후략) _스티븐 킹, 『그것 (상)』에서 더께 【명사】 1 . 몹시 찌든 물건에 앉은 거친 때. · 더께가 앉다. · 한겨울을 나고 나면 소맷부리에 고약이 엉겨 붙은 것처럼 새카만 더께가 앉았다. (출처 : 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누가 다 먹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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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사전] 감연하다단어 이야기 2011. 12. 2. 01:24
그렇게 토해내면서 오랜만에 어떤 충족감에 감싸인 간타는 갑자기 무작정 소설을 쓰고 싶어졌다. 빨리 방으로 돌아가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중간했던 「피고름 치달리다」의 이야기를 감연히 이어가고 싶었다. 뭔가 높은 것을 바라기보다, 아무리 혐오감이 들더라도 드러누운 채 쓰는 글로 잔돈을 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그리 생각하지, 무슨 심각한 병에 걸린 것이라면 또 모를까 고작 허리 삔 것 정도로 곧 죽을 사람처럼 절망하는 자신이 몹시 부끄러웠다. ― 니시무라 겐타, 「고역열차」 감연―하다 (欿然―) 【형용사】【여 불규칙】 마음에 차지 않아 서운하다. ━감연―히 【부사】 감ː연―하다 (敢然―) 【형용사】【여 불규칙】 과감한 데가 있다. ━감ː연―히 【부사】 ┈┈• ∼ 난국에 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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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사전] 오소소단어 이야기 2011. 11. 24. 20:16
죽음의 한가운데에서 살아왔습니다……. 웬일인지 여자는 그 말에 들린 듯 며칠간 시름겨웠다. 반발하고 부정하고 싶은 가운데도 한편으로 제 마음 공명하는 걸 느꼈다. 그녀는 그 말에 위무를 받고 있었고 당혹스러웠다. 늙은이는, 혹은 그 세대는 그 말을 허위나 엄살이 아닌, 진실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녀는 얼마간 시간이 흐른 후 오 의원들이 하는 말이 진의를 백번 양보한다 해도 죽은 자들을 밑천 삼아 벌이는 말잔치가 아닐가 의심했다. 끔직한 광주도 자신과 같은 입을 통해 반복될 것이다. 그래서 어느 날에는 죽음 한가운데에서 살아왔다는 이 진실도 매가리도 없는 언사가 천지간에 꽉 찰 것이다. 그녀는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 전성태, 「국화를 안고」 오소소 【부사】 ① 깨·좁쌀 따위의 아주 잔 물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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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사전] 번하다단어 이야기 2011. 11. 24. 19:49
여자는 거실 창가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셨다. 찻잔에 입바람을 불때마다 어둠이, 여자의 등 뒤에 부리를 둔 어슴푸레한 기운이 소매에 앉은 분필 가루처럼 조금씩 불려나가는 것 같았다. 창은 번했다. 사택 앞마당에 선 가로등 불빛 주변에 성긴 눈발이 나부꼈다. 학교 운동장이며 민가 지붕들이 윤곽을 지우며 눈 속에 묻혀 있었다. 만원이 그려놓은 밤처럼 풍경은 비현실적을 보였다. 두렵지만 않다면 그녀는 이런 비현실감도 좋았다. 그녀는 국화차를 한 모금 천천히 넘겼다. 차는 혀끝에서 식으며 생콩처럼 비릿했다. 차를 마신 것은 산책 전에 물을 마셔두는 오랜 습관이었다. 평소보다 이른 시간이라 그녀는 날이 더 밝기를 기다리며 지난밤 이삿짐 정리를 하다가 찬장에서 발견한 국화차를 우렸다. 지난가을에 절에서 얻은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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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사전] 머츰하다단어 이야기 2011. 11. 24. 03:04
밤새 잘그랑거리다 눈이 그쳤다 나는 외따롭고 생각은 머츰하다 넝쿨에 작은 새 가슴이 붉은 새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이름도 못 불러본 사이 울고 갈 것은 무엇인가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여려 누가 내 귀에서 그 소릴 꺼내 펴나 저렇게 울고 떠난 사람이 있었다 가슴속으로 붉게 번지고 스며 이제는 누구도 끄집어낼 수 없는 - 문태준, 「누가 울고 간다」, 『가재미』, 문학과지성사, 2006년 머츰하다 머츰―하다[형용사][여 불규칙 활용]눈이나 비 따위가 잠시 그치어 뜸하다. ?예문 오랫동안 계속 내리던 비가 머츰하다. 문태준 시인의 라는 시입니다. 공감각적인 이미지가 너무나 좋아서 좋은 글 카테고리에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생소한 단어가 하나 보이지요? 머츰하다, 너무 아름다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