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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2011년 5월 10일 화요일 잡담 - 여전히 힘든 휴일

by 양손잡이™ 2011. 5. 11.
  기쁘다 구주 오셨네, 가 아니라 부처님 오신 날이다. 하지만 어린이날과 마찬가지로 부처님이고 뭐고 - 정말 죄송합니다 - 내겐 쉬는 날이다. 하지만 전의 휴일들과 마찬가지로 오늘도 도서관행이다.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여전히 제자리다. 며칠째 말이다. 분명 문제를 해결한 조에게 팁을 들었지만 도무지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두 시부터 일곱 시까지 울증에 시달렸다. 옆에서 친구는 한숨만 쉬지, 나는 일없이 인터넷만 뒤지지. 비가 내려서인지 원래도 잘 터지지 않는 무선 인터넷은 우리 속을 아주 박박 긁는다. 인터넷도 끊기고, 프로그램의 네트워크 라이센스도 계속 끊기고, 누군가 네이트온 쪽지폭탄을 날리는 바람에 컴퓨터가 다운되고… 근래 들어 최악의 오후였다.
  그러다 우연찮게 전에 저장해두었던 파일을 열었다. 그리고 심심해서 조건을 대입하고 시뮬레이션을 해보았는데…! 이럴 수가! 수렴이 되는 게 아닌가! 오, 놀라워라! 친구와 나는 놀라서 눈만 껌뻑거렸다. 우리도 되긴 되는구나! 내친김에 두 번째 문제까지 시뮬레이션! 오오! 오늘 뭔가 터지는 날인가보다. 아직 세세한 부분의 수정에 들어가지 않아서 정확한 시뮬레이션 값이 나오진 않았지만 ‘우선’ 값이 수렴했다는 게 중요하다. 마지막에서 막히긴 했지만 이번 주 금요일에 발표할 거리가 생겼다는 게 너무 기뻤다. 그때를 기점으로 울증에서 완벽한 조증으로 넘어왔다. 아까까지만 해도 한숨을 쉬며 드러누워 있던 친구가 활짝 웃는 걸 보고 내가 다 기뻤다. 그동안 내가 프로젝트에 많이 참여하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서 기쁘다. 부담감을 좀 떨칠 수도 있었다.
  오늘은 12시가 되기 전에 하고자 했던 모든 계획을 끝내서 너무나 기분 좋은 하루였다. 오랜만에 영화도 한 편 봤다. 이디오크러쉬. 그냥 실소로 가득찬 영화였다. 금쪽같은 휴일을 모두 도서관에서 보내고 내일부터 다시 일과 시작이다. 전공 수업도 있고, 실험도 있고, 무려 SK 모의적성검사도 있는 날이다. 이번 주 토요일이 SKC 인턴 적성검사 날인데 공부는 개뿔, 문제 유형도 못 봤다. 내 뛰어난(…) 머리를 믿는다.



  - 독서 기록

  아가미, 구병모.
  어릴 적, 가난을 비관해 호수로 투신자살을 시도한 아버지와 그의 아들, 하지만 아들은 놀랍게도 목 뒤에 두 개의 아가미를 가지고 물에서 헤엄쳐 나왔다 몇 년 뒤, 곤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사는 그에게 한 여자가 다가오게 되는데… 가 여태까지 읽은 스토리다. 「위자드 베이커리」에서 보여준 능력을 이번 작품에서 어떻게 보여줄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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