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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28

[좋은음악] Philip Wesley - At This Moment 가슴에 묻은 김칫국물 점심으로 라면을 먹다 모처럼 만에 입은 흰 와이셔츠 가슴팍에 김칫국물이 묻었다 난처하게 그걸 잠시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평소에 소원하던 사람이 꾸벅, 인사를 하고 간다. 김칫국물을 보느라 숙인 고개를 인사로 알았던 모양 살다 보면 김칫국물이 다 가슴을 들여다보게 하는구나 오만하게 곧추선 머리를 푹 숙이게 하는구나 사람이 좀 허술해 보이면 어떠냐 가끔은 민망한 김칫국물 한두 방울쯤 가슴에 슬쩍 묻혀나 볼 일이다 _손택수, 『나무의 수사학』에서 2012. 1. 31.
[좋은음악] Philip Wesley - Love's Last Embrace (Finding Solace) 사랑 오리떼가 헤엄치고 있다. 그녀의 맨발을 어루만져주고 싶다. 홍조가 도는 그녀의 맨발, 실뱀이 호수를 건너듯 간질여주고 싶다. 날개를 접고 호수 위에 떠 있는 오리떼. 맷돌보다 무겁게 가라앉는 저녁해. 우리는 풀밭에 앉아 있다. 산너머로 뒤늦게 날아온 한떼의 오리들이 붉게 물든 날개를 호수에 처박았다. 들풀보다 낮게 흔들리는 그녀의 맨발, 두 다리를 맞부딪치면 새처럼 날아갈 것 같기만 한. 해가 지는 속도보다 빨리 어둠이 깔리는 풀밭. 벗은 맨발을 하늘에 띄우고 흔들리는 흰 풀꽃들, 나는 가만히 어둠속에서 날개를 퍼득여 오리처럼 한번 힘차게 날아보고 싶다. 뒤뚱거리며 쫓아가는 못난 오리, 오래 전에 나는 그녀의 눈 속에 힘겹게 떠 있었으나. _박형준 2012. 1. 29.
[좋은음악] Philip Wesley - At This Moment 그들은 에디의 친구였고 어머니의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그들은 나쁜 친구가 아니었다. 에디는 좋은 친구니 나쁜 친구니 하는 말은 없다고 생각했다. 아플 때 옆에 있어 주고 너무 외롭지 않게 해 주는 친구, 그저 친구만 있을 뿐이다. 함께 두려워하고 희망을 품고 이 세상을 어떻게든 살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친구일지 모른다. 필요하다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친구 말이다. 좋은 친구란 존재하지 않는다. 나쁜 친구도 없다. 그저 내가 원하고, 함께 있고자 하는 누군가가 있을 뿐이다. 그들은 내 가슴에 그들만의 집을 짓고 있다. "좋아. 정말 좋은 생각이야, 빌." 에디는 자기도 모르게 약간 목이 메었다. _스티븐 킹, 『그것 (하)』에서 2012. 1. 28.
[좋은음악] Kevin Kern - Sundial Dreams 나비 하나가 떨어진다 날갯짓 하다 멈춘 걸까? 달빛 속에서 살아나라 하얀 날개여 하지만 밤은 까맣게 내려 하늘거리는 잎새를 누르고 계절은 다시 돌아온대도 떨어져 버린 넌 돌아오지 않아 날아오른 건 나비하나 허공 속에서 멈춘다 역시 나에겐 찰나였어 이어갈 순 없겠지? 하지만 밤은 까맣게 내려 하늘거리는 잎새를 누르고 계절은 다시 돌아온대도 떨어져 버린 넌 돌아오지 않아 _이승열, 돌아오지 않아 2012.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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