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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이야기17

응답하라 2000 응답하라 1997, 1994와 전혀 상관없는 글이다.2014년 1월 2일의 꿈이다. 며칠 전 '응답하라 1994'가 끝난 기념인지 나도 과거를 훑는 꿈을 꾸었다. 꿈은, 2000년 중학교 1학년 시절을 배경으로 내가 주연인 1년의 드라마를 마치고 종영이벤트를 할 때를 비추었다. 내 상대역이면서,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첫사랑 상대에게 수고했다면서 과감히 짭쪼름한 위로키스를 하기도 하고, 그때나 지금이나 절대 하지 못하는 이성친구들과의 포옹을 하기도 하면서, 이벤트장으로 향했다. 1층의 넓은 교실에서 진행된 이벤트에선 종방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으레 그러듯이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와 명장면들을 틀어주며 하하호호 웃어댔다. 지루하게 대화가 이어졌다 끊어졌다 하는 와중에 교실 외부에선 드라마 출연진을 축하해주러.. 2014. 1. 5.
내가 개를 싫어하는 이유 그러지 마. 나 개 진짜 싫어한단 말야. 어우, 자꾸 그러면 화낼지도 몰라. 그래 착하지, 저리 가서 놀아라. 쮸쮸쮸쮸. 후, 땀이 다 나네. 응? 개 만지는 건 잘하면서 왜 싫어하냐고? 입으로만 싫어하는 거 아냐. 나 정말 개 싫어해. 아니, 몸은 좋다고 같이 꼬리치는데 있지, 머리가 자꾸 싫다고 하네. 이상한 말이라고? 뭐, 그런 것 같기도 한데. 내가 왜 이렇게 개를 싫어하는지 말해줄게. 별로 재미는 없을 것 같은데 뭐, 시간은 많고 할 일은 없고 네가 옆에 있으니까, 뭐. 원래 나는 동물을 되게 좋아했어. 아이러니하게 강아지란 놈을 특히 좋아했는데 말이지, 내가 달려들면 살랑살랑 꼬리치는 게 어찌나 귀엽던지. 혀 내밀고 조용히 헥헥대고, 놀아달라고 내 다리에 부비대고. 서서 두 발을 반듯이 들고 .. 2012. 2. 4.
걸음 걸음 할머니는 무릎이 좋지 않으셔서 수술을 받으셔야 했다. 70 평생 할아버지와 함께 논길을 걷고 쪼그려 앉아 자식들에게 줄 것들을 가꾸셨다. 세월엔 장사가 없었다. 사실 생기지도 않아야 할 병이었다. 무릎이 약간 아프셨을 뿐이다. 의사는 무릎에 주사를 놓겠다고 했고, 할머니는 그 이후로 평상시대로 일을 하셨다. 그 작은 주사바늘로 더 작은 병원균이 들어가는 바람에 할머니는 무릎을 펴지 못하셨다. 무릎은 뜨거워지고, 새빨개지고, 퉁퉁 부어 커졌다. 당신의 생일에나 가끔 경기도로 올라오셨지만 이번엔 수술을 위해 서울로 오셨다. 각종 검사를 마쳤다. 수술이 불가피했다. 할머니는 4인실에 입원하셨다. 그때 군 복주 중이던 나는 할머니의 입원을 이유로 휴가를 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중대장은 생명에 큰 지장이 없.. 2011. 10. 11.
휘갈김 1 종이에 내 혼을 담은 피를 찍어 내 정신의 투영 그걸 백프로 반영한 쓰다가 굳어진 잉크 이제 흐르지도 않는 흐름 역류하는 나의 피는 헛쏠림을 만든다. 이미 말라버린 펜 그것은 침묵 그리고 죽음 내면의 물음에 불응한 시인 그는 이미 호기심을 잃었으니 그 생의 의미는 사라진지 오래 심장고동 그것을 박자삼아 쿵쾅거린다 나만의 축제 또 나만의 살육 욕 비판 그리고 자아의 발견 한 줌의 모래처럼 흩어져가는 정신의 유체를 꽉 잡고 허옇게 될 정도로 그 목을 졸라 발현되는 빨간 불꽃의 정수 그 생명은 혀를 내두르며 공기의 흐름을 탄다 자신을 태우며 더 진해지는 붉은 투명한 유리 내 즉흥적 정신 그 고도의 장치의 흐름을 탈 때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과 같이 그저 떠돈다 또 피곤하다 갈색 쓴 커피를 마시고 무거운 머리를 .. 2011.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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