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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국 주식회사 - 사이먼 리치 (열린책들, 2014)
    독서 이야기 2015.07.12 19:19

    천국 주식회사
    사이먼 리치 지음, 이윤진 옮김/열린책들



    2015-014.

    <지대넓얕 현실편>의 답답함과 <플래너리 오코너>의 따분함에 질려 다른 책을 통 잡을 수 없었다. 조금 가볍게 읽을 책이 필요했다.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에서 소설만 뽑아 죽 보았다. 가볍고 흥미 위주의 책은 많이 찾을 수 없었다. 뒤지다보니 나름 공신력 있다고 생각하는 소설리스트에서 꼽았던 책이 몇 권 눈에 띈다. 샘 서비스에 등록된 책 중에 눈에 띈 건 <천국 주식회사>였다.

    소설 속 천국은  최고 경영자는 하느님이고 직원이 천사인 주식회사이다. 회사는 인간세계의 일에 조금씩 관여하는 일을 한다. 인간세계의 회사처럼 여러 부서가 있다. 주인공 천사인 크레이그는 기적부에 소속해 있다. 소소한 기적을 생산해 인간세계의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인간이 원하는 소원은 많고, 그것을 처리하기에는 기적부 직원이 부족하다. 그러던 중 기도 수취부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일라이자가 기적부로 옮겨온다.

    둘이 투닥거리며 일을 하는 중, 크레이그와 일라이자는 천국 주식회사의 CEO인 하느님을 만날 기회를 갖는다. 하지만 하느님은 이미 인간세계의 일에 싫증을 느낀지 오래다. 하느님의 방에 산더미처럼 쌓인 인간의 기도문을 발견한 일라이자는 자신이 구축해놓은 기도문 시스템이 회사에 아무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는 사실에 화가 나 하느님에게 제대로 하지 않을 거면 이 사업을 하는 이유를 묻는다. 하느님은 직언을 듣자 정신을 차리기는 커녕, 지구를 없애고 천국에 다른 사업(레스토랑)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는다. 지구가 끝장나기까지는 30일밖에 남지 않았고, 크레이그와 일라이자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복잡한 머리를 식히는데 아주 좋은 수준의 책이다. 어려운 단어 하나 없고 스토리도 매우 직선적이다. 정치적 암투 같은 건 당연히 없고 결말도 파괴적이지 않다. 사실 너무할 정도로 가벼운 소설이라 할 수 있는데, 10대에서 20대 초반을 타겟으로 한 킬링타임용 소설이란 인상이 든다. (사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내 상황에는 매우 잘 고른 책이라 할 수 있다) 상상력이 딱 10년 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정도이다. 인간세계에 관여하는 천국 주식회사의 설정은 참신한 편이지만 전지전능할 것 같은 신이 사실 매우 게으르고 무책임하다는 설정은 조금 구식이다.

    하느님과의 내기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남녀의 사랑을 이루어내는 것인데, 이 둘의 에피소드를 보는 것도 재밌지만 우리의 작은 일에 일희일비 하는 천사들의 모습도 사랑스럽게 묘사된다. 다만 성격적 변화가 너무 급하다. 크레이그와 일라이자에게 전혀 협조적이지 않던 반스가 사실 자신도 지구가 파괴되는 건 크게 원하지 않는다는 투로 일에 협조하거나, 기적을 일으키는데 보수적이던 크레이그가 목적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모습이 조금 모순적이다.

    복잡한 건 차치하고 읽는 재미 자체는 떨어지지 않는다. 깊이가 없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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