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시대 2 - 로버트 매캐먼 지음, 김지현 옮김/검은숲 |
"삶이라는 게 항상 사랑과 꽃으로만 넘치는 건 아니라고."
아빠가 신문을 내려놓고 말을 이었다.
"그러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겠어. 하지만 삶은 즐거움과 질서만큼이나 고통과 혼란도 많은 거야. 어쩌면 질서보다 혼란이 더 많을지도 몰라. 그걸 일단 깨닫게 되면 너도..."
아빠가 슬픈 눈으로 나를 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어른이 되는 거란다." (65-66쪽)
"세상은 만화책이 아니란다, 아들." (181쪽)
무덤이 무척 많았다. 무척. 그러고보니 어디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노인이 죽으면 도서관 한 채가 불타 사라진 셈이라고. (중략) 나는 묘지 한복판을 걸어가며 생각했다.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여기 묻혀서 잊혔을까? 으리으리한 도서관도, 아직 작지만 해마다 책을 쌓아가던 도서관도 수도 없이 많았겠지. (293쪽)
"어른이 되려고 서두르지 마. 가능한 한 오래 소년으로 남아 있으렴. 일단 그 마법을 잃고 나면 되찾고 싶어서 구걸하는 거지 꼴이 되니까." (310쪽)
나는 앞으로 내달려 캄캄한 문 안으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추락했다. 차가운 밤과 별들 사이로.
화들짝 놀라 눈이 뜨였다. 화물 열차의 기적 소리가 들렸다. 제피 너머 어딘가 다른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317쪽)
나는 샌디를 흘끔 본다. 우리는 서로 미소를 주고받는다. 그녀가 손을 뻗어 내 손을 쥔다. 손이란 이렇게 맞잡기 위해 있는 것이다. (4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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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 성장소설은 나를 돌아보게 한다.
예전이든, 지금이든.
어릴적 용감한 소방관이 되고 싶어했던 한 아이는 이제 남보다 나를 사랑하여 이 자리에 앉았다.
수많은 만화책을 보며 손오공, 강백호가 된듯 매일을 환상과 함께 살았는데 이제는 일기를 쓰려고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아도 불과 하루의 일조차 잘 기억나지 않는다.
기차의 기적소리, 배의 고동소리를 듣고 가슴이 뛰었던 건 왜일지.
커가면서 눈을 떠가지만 그 눈이 앞을 보는지 뒤를 보는지 분간하지 못하겠다.
꿈과 현실, 그 어중간한 곳에서 절둑댄다.
(2011년 8월 8일 ~ 8월 11일, 4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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