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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독서 노트

합체! - 크로스 (정재승, 진중권)

by 양손잡이™ 2011. 9. 6.
크로스 : 정재승 + 진중권 - 8점
정재승, 진중권 지음/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정재승 그리고 진중권.
 
책이 발간되고부터 어제 책을 읽기 전까지 두 저자의 이름에 짓눌려 살았다.
과학 콘서트의 정재승, 그리고 우리나라 사계의 권위자인 진중권.
크로스.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크로스.
과학과 인문학이 교차되어 얼마나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낼 것인가!
 
라고 생각하며 책을 폈다.
 
책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내용은 우리 주변의 익숙한 것들과 세계에 잘 알려진 것들이다.
나는 한 번도 가지 못한 스타벅스부터 시작해 아이팟, 폰 등의 열풍을 만들어낸 스티브 잡스, 이제는 세계 굴지의 IT 업체가 된 구글,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리고 있는 20세기 소년, 혼자 놀이의 진수 셀카, 티비쇼를 휘어잡고 있는 강호동과 유재석...
이와 같이 모든 주제는 우리에게 친숙한 것들이다.
 
이에 두 저자는 이 주제들에 대해서 '낯설게 하기'를 시도한다.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이용하는 물건이나 시설, 주위를 지나쳐갔던 사물들을 과학과 인문학의 눈으로 보고 접근한다.
헬로 키티에서 어린 시절에 대한 동경을, 개그콘서트에서 열등한 자들의 존재 증명을...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었음은 분명하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그 깊이이다.
마치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의 문화편을 읽는 듯한 기분이랄까.
책의 대상이 나 같은 대중이다 보니까 전체적으로 깊이가 얕아진 듯 싶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제일 실망한 것은 진정한 크로스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책의 주제가 우리에게 친숙한 대상을 일반적인 시선과는 다른, 조금은 전문적인 시선에서 바라보아 다른 면을 탐구해보자 였던 것 같은데 정재승과 진중권의 서로 다른 시선이 교차하는 것을 전혀 보지 못했다.
그저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글을 쓰고 엮어서 출판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니까, 짧게 말하면 두 저자의 글은 융합되지 못했다.
 
그래도 책의 주제에 충실하게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야를 기를 수 있어서 유익한 책이었다.
특히 책에서 계속 언급되는 복잡계에 대해서 찾아보고 싶은 맘이 들었다.
하긴 과학 교양 서적이 재밌다고 해서 과학이라는 문학 자체가 재밌는 건 아니니 잠깐 발만 담궈봐야겠다.
너무 놀부 심보인가.
그렇다고 인문학을 얕보는 건 절대 아닌데...

(2010년 7월 25일 ~ 2010년 7월 26일, 3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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