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떤 일이든 뭔가 벌어진다면 전화를 할 생각이다. 그렇게 해야 한다. 그동안 휴식을 빼앗긴 채 나만의 추측과 기억, 그 염병할 기억과 함께, 또 하나 여기 공책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겠지? 나의 탄식과 한숨이 부딪히는 벽. 여기 이렇게 앉아 몹시도 부들거리는 손으로 힘겹게 써내려 가고, 여기 이렇게 문 닫은 황량한 도서관에 앉아 어둠 속의 희미한 음향에 귀기울이고, 희붐한 노란색 전구가 던지는 그림자를 바라보며, 그것들이 꼼짝하지 않음을……, 달라진 게 없음을 확인한다.
_스티븐 킹, 『그것 (상)』에서
희붐하다
【형용사】
날이 새려고 빛이 희미하게 돌아 약간 밝은 듯하다. [비슷한 말] 붐하다.
· 먼동이 희붐하게 밝아 오다
· 이곡리 쪽 하늘로부터 희붐한 어둑새벽이 야산을 넘어오기 시작했다. (출처 : 윤흥길, 「완장」
연관단어
· 비슷한 말 : 붐하다
· 어근 : 희붐
어라, 어디서 많이 본 단어인데, 그리고 단어를 딱 보면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은 단어인데, 처음 찾아보네요. 번역은 제 2의 창작이라는 말이 맞는가 봅니다. '희붐한 노란색 전구'라고, 킹이 영어로 그렇게 쓰지 않았을 거란 말이죠. 하여간 우리나라의 스티븐 킹 소설 번역자들은 킹 덕후여서 번역도 잘 하고 번역 센스도 대단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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