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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이야기17

당신 이곳에서 깨어나면 나는 과연 당신을 기억할까요. 풋사과 냄새나던 당신의 곁, 거기에 앉고싶어 무진 애를 썼었죠. 그대 주변에서 항상 맴돌던 수많은 남자들 그들은 단지 당신의 외모만 탐내서 당신에게 있어요. 당신을 탐하고, 취하고, 상처만 지독히 주고 결국은 아무 거리낌 없이 그대를 떠나가겠죠. 그네들이 만든 상처때문에 당신이 추해졌다고, 속물이라고, 말하면서. 단지, 사랑했을뿐인데, 말도 안되는 자기모순을 합리화시키고 그저 눈물자욱만 남기고... 그 상처 아물새도 없이 다시 상처입고, 상처입고, 결국엔 당신의 마음은 사라지겠지요. 길거리의 술취한 아가씨나 몸파는 그녀들과 다를게 뭐가 있을까요. 결국 마음이 사라지고 상처입지 않으려 심장을 강철로 뒤덮네요. 남에게 상처를 받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아픔도 못.. 2011. 5. 13.
가장 보통의 존재 이곳에서 난 아주 보통의 존재. 남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은 나. 내가 전체에 있든 없든 그게 그거지. 그저 모두가 하라는데로 해야지. 처음에는 내가 특별한 사람인줄 알았어. 암, 초등학교 때, 잘나가던 때였어. 일상생활은 조금 찌질했지만 학교시험을 잘 보고 책보는 걸 좋아했지. 그게 그때의 '보통'이 아닐 수 있었겠지. 쨌든, 나는 내가 조금은 잘났다고 생각했어. 수학을 좋아했고, 그만큼 성적도 잘 나왔어. 중학교? 뭐 똑같지. 그저 공부와 농구만 했어. 사교관계란 그저 농구로만 이어진 관계. 여자친구들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저 혼자 생각하고 바보같이 그랬어. 지금같이 열망이 강하고 낯이 두꺼웠다면 잘 지낼 수 있었을텐데. 왜 바보같이 혼자 생각하고 있었지? 각설하고, 그땐 뭐 공부도 그러저럭 .. 2011. 5. 13.
우리 집 우리 집이 있는 언덕을 밤에 보면 달이 환희 올라있었어. 거길 오르내리느라 얼마나 힘들어 했는지 몰라. 자전거로 거기 오르려다가 포기한 적이 한두 번이 아냐. 아, 언덕 하니까 갑자기 기억나는 게 있다. 유치원 버스가 언덕 아래서 멈췄는데, 배가 너무 아픈 거야. 어기적어기적 배를 부여잡고 올라가는데 어린 나머지 괄약근에 힘이 없었을까, 그만 팬티에 변을 지리고 말았지. 그날, 엄마한테 많이 혼났고, 부끄럽게 친구도 알아버렸지 뭐야. 언덕의 오르막 반대에는 친절히 계단이 있어. 여기서부턴 이제 엄청 어려운 길이야. 마치 거미줄. 몇 번째 골목을 돌아 걷다보면 큰 교회도 하나 있고, 거기서 또 몇 번째 길로 죽-가면 북가좌 교회가 나왔어. 그 교회는 우리 고모가 다닌 교회기도 하고, 바로 및 엄청 좁은 셋.. 2011. 5. 13.
네가 있든 없든, 살고 있다 비가 온다. 오랜만에 방을 나선다. 한참 걸어 버스 정류장을 찾는다. 이제는, 그리고 예전에도 버스는 다니지 않던, 이름만 버스 정류장인, 그리고 우리의 추억과 만나고, 웃고, 떠들고, 헤어졌던 곳. 버스는 오지 않는다. 아무도 없다. 처음 우리가 만났을 때도 이렇게 비가 오던 날이었다. 비를 피하려고 들어간 곳이 하필 버스도 다니지 않는 빈 정거장일 게 뭐람. 평소 다니지도 않던 길이었는데 그땐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그곳을 걸었다. 신문지 한 장으로 하늘을 가리며 정류장 안으로 들어오던 너. 잠시 비가 그칠 때까지, 심심하지 않을까 말을 붙여봤다. 조용히 맞장구를 치고 입을 가리며 살짝살짝 웃던 너. 얘기를 들어보니 너도 평소에 다니지 않던 길이었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알았다. 이건 분명 하늘이 .. 2011.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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