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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417

2022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 편혜영 외 (문학동네, 2022) 봄에는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라면, 가을에는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이다. 두 상의 기준은 등단 10년이다. 전자는 등단 10년 이내, 후자는 10년이 지난 작가를 대상으로 한다. 등단 10년 이내 작가는 주로 젊은 편이기에 뭐든 해보려는 젊은 에너지가 넘친다. 사회의 부조리함을 가감없이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이때문에 봄이면 문학 커뮤니티는 시끌시끌하다. 등단 10년이 넘은 작가들은 어느정도 초연함이 느껴진다. 뭔가 중년의 안정감이랄까, 하하하. 문장도 성기지 않고 잘 읽힌다. 대체로 무난하고 논쟁거리보다는 아름다운 소묘의 느낌을 풍긴다. 그래서인지 주목도는 ‘젊은작가상’이 훨씬 높지만, 나는 ‘김승옥문학상’을 선호한다. 각 단편을 소개하면서 느낌을 말하고 싶지만 그럴 깜냥은 되지 못하고, 전체적인.. 2022. 11. 14.
다정소감 - 김혼비 (안온북스, 2021) 유쾌함으로 무장한 김혼비 작가의 에세이 최신작이다. 전작 , 을 워낙 재밌게 읽어서 기대감이 컸던 책이다. 그래서 작년 10월에 책이 출간되자마자 샀는데, 결국 1년이 지난 지금에야 책을 폈다. 결국 모든 글이 다정에 대한 소감이자, 다정에 대한 작은 감상이자, 다정들에서 얻은 작고 소중한 감정의 총합인 것 같아서. _에필로그에서 은 일상에 대한 에세이다. 일상과 저자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있었던 일과 작은 다정함에 대한 이야기. 전작들이 특정한 소재(술, 축구, 축제)를 다뤄서 뭔가 공감대를 만들기 쉬웠다면, 저자의 일상은 워낙 광범위하면서도 평범하다. 그래서인지 조금 산만한 편이다. 무엇보다 전작에서 보여준 저자만의 작가만의 특별한 무언가가 보이지 않는다. 통통 튀는,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특유의 .. 2022. 11. 10.
묘사하는 마음 - 김혜리 (마음산책, 2022) 한국의 오래되고 전통있는 영화잡지 ‘씨네21’의 김혜리 기자의 새 책이다. 2017~2020년에 쓴 칼럼과 몇 편의 에세이를 엮었다. 20대 중후반부, 독서 외에 취미를 갖고자 영화관을 뻔질나게 다녀서 영화를 많이 봤다고 생각해 이 책을 폈다. 하지만 중반부에 이르러서 나는 포기를 선언했다. 나는 패션 영화광(광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얄팍하지만…)이었던 것이다. 인터넷 서점에서 목차를 가져와본다. 본 영화가 많다면 책을 읽어도 좋다. 반 이하라면… 영화부터 봐야 한다. 내가 그랬거든. 목차만 보면 익숙한 제목이 많은데, 실제로 본 영화는 반밖에 안된다. 게다가 너무 오래 전에 본 영화라서 기억에 제대로 남지 않았다. 줄거리를 소개해주는 부분도 거의 없으니, 웬만하면 영화를 보길 권한다. 1. 부치지 못한 헌.. 2022. 11. 7.
삶의 한가운데 - 루이제 린저 (민음사, 1999) 가스 냄새가 소년 시절 친구 방의 일부였듯이, 불안이 일상이 되어버린, 나치즘이 횡행하는 시대를 배경으로 는 니나라는 아주 진취적인 여성캐릭터를 등장시킨다. 책의 뒷편에 '니나 신드롬을 일으킨 삶의 모험과 격정에 관한 소설'이라는 광고문구가 있는데,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그 당시 남자가 아닌 여자가 이렇게 멋있고 냉소적이고 진보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가히 신드롬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었을까. 니나의 멋짐과 쿨함을 보여주는 몇 구절을 따와보면, 아, 때때로 모든 것을 걸 만한 위험이 없는 삶이란 아무 가치가 없어. _66쪽 라며 삶에서 안전성만을 추구하며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아 발전이 없는 (나같은) 이들에게 스트레이트 펀치를 날리기도 하고, 너에게는 생을 끊으려는 이 시도도 삶의 일부인 .. 2022.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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