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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417

아픔이 길이 되려면 - 김승섭 (동아시아, 2017) 저자 김승섭은 사회역학을 연구하는 학자다. 사회역학이란 질병의 사회적 원인을 찾고,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바꿔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찾는 학문이라고 한다. 질병의 원인을 사회에서 찾아보는 것이다. 학문 영역 바깥에서 우리는 사회역학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유아기의 경험이 성인이 돼서까지 트라우마로 남는 일이나 해고, 직업병, 고용불안, 국가적 재난, 제도의 불합리성, 소수자로서의 고통받는 삶이 각자에게 어떤 영향으르 미치는지,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많이 접했다. 아는 사실을 나열해서는 이 책을 읽는 의미가 없지 않을까? 그냥 아는 것과 자세히 아는 것은 조금 다를 것이다. 숫자와 통계 등의 데이터가 함께 있으면 한 사건을 두고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의 깊이가 확연히 달라진다. 그런 면에서.. 2022. 10. 13.
오버 더 초이스 - 이영도 (황금가지, 2018) 정말 기대한 책이다. 정말 좋아하는 판타지 소설인 와 의 작가 이영도가 10년만에 써낸 신작! 가벼운 이야기에서 다소 중2병스럽지만 나름 심오한 주제를 담은 작가의 특징 때문에 여태까지 출간됐던 책이 모두 수준 이상이었다. 황금가지에서 국제도서전에서 홍보도 엄청 많이 하고 네이버 메인에까지 광고를 한 수준이니 기대가 엄청날 수밖에. 책이 출간된 날 바로 사서 읽기 시작했다. 소감은? 아- 대실망. 기대와 다르게 평이한 책이다.책을 덮고나니 실망만 몰려올 뿐. 500쪽이 넘는 책이 아주 쉽게 읽힌다는 점 빼고 이영도의 이전 작품에서 느낀 장점은 모두 사라진 느낌이다. 중2병스러워도 철학이 있었던 , 뛰어난 '이영도 세계관'을 보여준 , 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주인공 티르 스트라이크가 활약한 단편집 은 유.. 2022. 10. 12.
데스노트에 이름을 쓰면 살인죄일까 - 김지룡 외 (애플북스, 2011) 제목부터 정말 끌리지 않을 수 없다. 데스노트에 이름을 쓰면 살인으로 잡혀들어갈까? 하는 질문에 어떤 답을 해야 할까. 책에서 간단히 답을 요약해주는데, 데스노트인 줄 모르고 이름을 쓴 것은 아무 죄도 없다. 데스노트일지도 모르는데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은 과실이다. 데스노트일지도 모르는데 ‘데스노트면 어때’라고 남의 이름을 쓴 것은 미필적 고의지만, 고의성이 있으므로 살인죄에 해당한다. 형법에서는 “죽으면 어때”와 “죽이겠다”를 똑같이 무거운 범죄로 생각한다. 란다. 모르고 하면 죄가 없지만, 세상에 데스노트의 존재가 충분히 알려졌다면 그때부터 과실의 유무를 판단하게 된다. 실제 법에서는 이렇게 이분법적인 판결은 하지 않겠지만, 법이라는 게 생각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책은 .. 2022. 10. 11.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 카를로 로벨리 (쌤앤파커스, 2018) 맨날 스켑틱이나 읽다가 정말 오랜만에 편 과학 대중서다. 는 뭔가 클래식한 분위기의 책이어서 깊게 생각하면서 읽지는 않았는데, 10년 전 읽은 이후로 간만에 머리 쓰면서 페이지를 넘겼다. 과학서적이어서 요약하기에는 내용이 너무 방대하고, 평가를 하기에는 이해가 어려워 다 관두고, 저자는 간단히 말하면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해오던 공간과 시간의 개념을 완전히 부숴버린다. 그에 따르면 공간은 최소 영역이 존재한다! 공간은 공간 그 자체가 아니라 최소 단위를 가지는 공간의 '양자'로 치환되는 셈이다. 공간은 알갱이로 되어 있는 것이다! 그 길이는 무려 1센티미터의 10억분의 1의 10억분의 1의 10억분의 1의 백만분의 1이라고 한다(10^-33센티미터). 저자가 든 예시를 보자. 호두를 우리가 볼 수 있는 .. 2022.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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