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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7

2022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 편혜영 외 (문학동네, 2022) 봄에는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라면, 가을에는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이다. 두 상의 기준은 등단 10년이다. 전자는 등단 10년 이내, 후자는 10년이 지난 작가를 대상으로 한다. 등단 10년 이내 작가는 주로 젊은 편이기에 뭐든 해보려는 젊은 에너지가 넘친다. 사회의 부조리함을 가감없이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이때문에 봄이면 문학 커뮤니티는 시끌시끌하다. 등단 10년이 넘은 작가들은 어느정도 초연함이 느껴진다. 뭔가 중년의 안정감이랄까, 하하하. 문장도 성기지 않고 잘 읽힌다. 대체로 무난하고 논쟁거리보다는 아름다운 소묘의 느낌을 풍긴다. 그래서인지 주목도는 ‘젊은작가상’이 훨씬 높지만, 나는 ‘김승옥문학상’을 선호한다. 각 단편을 소개하면서 느낌을 말하고 싶지만 그럴 깜냥은 되지 못하고, 전체적인.. 2022. 11. 14.
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줘 - 홍희정 (문학동네, 2013) 다소 평론가스럽게 얘기하자면, 이 소설은 설정과 이야기가 진부한 편이다. 철없이 순수한 남자, 옆에서 짝사랑에 애태우는 여자, 암에 걸려 죽음을 목전에 둔 할머니, 그 자체가 순수와 젊음을 상징하는 여자아이, 고뇌로 인한 가출. 여기다가 성장을 한 스푼 넣으면, 짜잔! 삶의 어려움을 견뎌내고 어른이 되는 주인공 탄생! (이하 '시간 있으면')도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소설 안에는 우리에게 거창한 삶의 목표라든가 사회의 이데올로기, 미래를 뒤흔들 정도의 성장은 없다. 다만, 책의 마지막에, 이레가 할머니, 나 여행 가. 정확하게 말하면 율이를 만나러. 그런 느낌에 흠뻑 젖는 시절을 마음껏 누리러. (141쪽) 라고 쪽지를 남기고는 가출한 율이를 찾으러 집을 나서는 장면을 보면서 잔잔한 뿌듯함을.. 2022. 10. 24.
나는 오롯이 나인가 - 체인지킹의 후예 (이영훈, 문학동네, 2012) 체인지킹의 후예 - 이영훈 지음/문학동네 001. 소설은 암환자 채연과 보험회사 직원 영호의 사랑 이야기로 문을 연다. 채연의 아들 샘이 미국에서 돌아오지만 새아빠 격인 영호와는 말도 섞지 않는다. 샘이 밤 중에 몰래 티비를 보는 걸 발견한 영호는 그게 무슨 프로그램인지 궁금하다. 특촬물 '변신왕 체인지킹'이다. 변신이란 의미가 중복되는 특이한 제목을 가진 특촬물. 특촬물 매니아 사이에서도 평이 안 좋은 이 방영물을, 샘은 왜 몇번이고 돌려봤을까. 이런 샘과 영호의 이야기가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은 영호와 안의 보험회사 이야기이다. 과거에 보험금을 노리고 두 아들에게 악행을 벌였던 아버지, 그 아들의 딸이 팔이 부러지고만다. 과거에 있던 일 때문에 보험금 심사에서 반려된 사건을 영호와 안은 끈덕지게 .. 2013.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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