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잘그랑거리다
눈이 그쳤다
나는 외따롭고
생각은 머츰하다
넝쿨에
작은 새
가슴이 붉은 새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이름도 못 불러본 사이
울고
갈 것은 무엇인가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여려
누가
내 귀에서
그 소릴 꺼내 펴나
저렇게
울고
떠난 사람이 있었다
가슴속으로
붉게
번지고 스며
이제는
누구도 끄집어낼 수 없는
- 문태준, 「누가 울고 간다」, 『가재미』, 문학과지성사, 2006년
머츰하다
머츰―하다[형용사][여 불규칙 활용]눈이나 비 따위가 잠시 그치어 뜸하다.
?예문 오랫동안 계속 내리던 비가 머츰하다.
문태준 시인의 <누가 울고 간다>라는 시입니다.
공감각적인 이미지가 너무나 좋아서 좋은 글 카테고리에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생소한 단어가 하나 보이지요?
머츰하다, 너무 아름다운 단어입니다.
눈이 그치어 뜸하다는 뜻의 머츰하다를 생각과 연결한 발상이 참 대단합니다.
눈이 그치어 뜸하다는 뜻의 머츰하다를 생각과 연결한 발상이 참 대단합니다.
문태준 시인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머츰하다와 같은 단어를 어떻게 찾았냐는 질문에 시인은 담담히 사전을 보았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넷으로 문법을 찾으면 자꾸 잊어버려서 근래 국어사전을 하나 구입하긴 했습니다만 처음의 뜻과 달리 사전을 잘 펴보지 않네요.
교과서에 공부의 길이 있다고 하지요.
어휘를 많이 알려면 책을 많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끔 사전을 들춰보는 건 어떨까요?
반응형
'독서 이야기 > 단어와 문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어사전] 감연하다 (0) | 2011.12.02 |
---|---|
[문장배달] 猫氏生 - 황정은 (0) | 2011.11.29 |
[문장배달] 어느 책중독자의 고백 - 톰 라비 (0) | 2011.11.25 |
[단어사전] 오소소 (0) | 2011.11.24 |
[단어사전] 번하다 (2) | 2011.11.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