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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는 일본, 때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천하통일을 앞둔 시기. 그는 천하를 차지하기 위해 아직 그에게 반기를 드는 지역을 정벌한다. 이제 그는 간토지방을 치려 한다. 간토지방은 전통적으로 호조가문이 지키던 땅. 호조가문 아래에서 100년을 유지해온 오시 성은 이제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맞서 싸워야한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오시 성의 성주의 사촌, 평소 성의 농사꾼에게조차 노보우(얼간이)라고 불리는 나가치카가 성의 총사령관이 되었다. 쉽게 끝날줄 알았던 전투는 생각보다 어렵게 진행된다.
농사꾼들은 계급이 높은 나가치카에게 얼간이라고 했을까? 그는 키가 크지만 그뿐이다. 요즘 말대로 허당이다. 농사짓는 걸 좋아해서 자주 농사꾼들에게 가 일을 도와주려 하지만 오히려 농사꾼들이 말린다. 지체높으신 분이 일을 거들어줘서? 아니, 나가치카는 일을 지독히도 못했기 때문이다. 전투가 벌어지자 '나가치카는 애니까, 애를 돌봐주자'라는 마음으로 전투에 임하는 농사꾼들.
나가치카는 속된 말로 바보다. 전투능력도 없고, 뛰어난 술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나가치카가 리더라니, 뭔가 단단히 잘못되었다! 헌데 우리는 리더라는 단어를 조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리더는 어떠한 기질을 가져야 하는가? 일을 잘 한다고 인기가 많은 것도 아니고 인기가 많다고 해서 일을 잘 하는 것도 아니다. 얼마나 평형을 잘 맞추는가가 관건이겠다. 헌데 모든 지도자가 지녀야할 덕목이란 게 있을 것이다. 그건 무엇일가? 어떻게 하면 갖출 수 있을까? 글쎄, 답은 모르지만 지금 우리 위에 군림하는 그들은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성싶다.
강한 자는 한없이 강해지기만 할 뿐이고, 힘없는 사람은 한없이 학대당하고 짓밟힌다. 하찮은 재주가 있는 자만이 잔머리를 계속 굴리며 잘난 체 위세를 부린다. 그렇다면 능력이 모자라고, 착하고, 우직한 사람은 그들 발아래 깔린 채 죽어가야만 한다는 말인가.
"그런 게 세상 이치라면 난 용서할 수 없어."
나가치카가 결연히 말했다. (159쪽)
(2011년 5월 6일 ~ 5월 7일, 3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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