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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독서 노트

비숍 살인 사건 - S.S. 밴 다인

by 양손잡이™ 2013. 6. 5.
비숍 살인 사건 - 6점
S. S. 밴 다인 지음, 최인자 옮김/열린책들



053.


  읽은 모든 책에 대해 짧게라도 평을 남기려고 한다.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아닌 이상 글이 늘어지진 않을 듯. 글쓰기 연습이다!


  뉴욕의 아마추어 탐정 파일로 밴스가 주인공이다. 밴스가 출현한 소설 중 가장 뛰어난 소설이며 세계 10대 추리소설(물론 그런 건 없다)에 뽑힌 명작이라고 한다. 2/3까지는 인정하겠지만 뒤로 갈수록 재미가 떨어진다.


  '마더 구스의 노래'라는 전래동요(자장가)의 내용을 따라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노래나 이야기에 따라 살인이 벌어지는 포맷은 밴 다인이 처음일 듯싶다. 다만 출간년도가 1929년이라는 게 함정. 만약 나처럼 <비숍 살인 사건>을 느즈막히 접한 이들에게는 아쉽게도 이 포맷은 익숙할 것이다. 크리스티 여사께서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 열 꼬마 인디언을 통해 보여준 바 있고, 온갖 트릭을 짬뽕시킨 김전일 시리즈에서도 차용했다.


  체스선수, 수학자, 물리학자에 잡지식이 많은 벤스까지 합세해 다소 현학적인 이야기를 할 때도 있다. 난 이 사건을 보자마자 수학자의 소행이란 것을 알았지, 우주와 수를 연구하는 사람은 무한한 것에 비해 인간은 보잘 것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지, 똑똑한 사람일수록 유치한 짓을 많이 하는 거야 등의 뭔가 찝찝한 추론이 난무한다. 밴 다인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면서까지 순수문학에 대한 끈을 놓고 싶지 않았던 작가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의 통찰력이 작품에 그대로 투영된 것이지만 설득력이 크진 않다.


  90년이 다 되어가는 소설이기에 '최초'라는 타이틀을 빼면 큰 재미를 찾지 못했다. 범죄의 심리학적 면은 스릴러와 사회파 추리소설, 트릭은 본격 추리소설에서 이미 접한 것이기에 특별함이 적었다. 사실 첫 장면부터 범인을 얼핏 알았다는 것도 점수를 깎아먹은 주 요소 중 하나이다. 트릭이 그리 뛰어나지 않았다는 점, 범죄동기가 매우 불분명하다는 점 등이 흥미를 돋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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