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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독서 노트

까마귀의 향연 - 얼음과 불의 노래 4부 (조지 R.R.마틴)

by 양손잡이™ 2011. 6. 21.
까마귀의향연.1얼음과불의노래제4부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판타지소설
지은이 조지 R. R. 마틴 (은행나무,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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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1막 4장이 아닌 2막 1장의 시작이다!

 
책 뒷편에 적힌 문구이다.
독자를 설레게 만드는 문구가 아닐 수 없다.
뭔가 내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일까?
결말에 다가가기보다는 더욱 큰 충격을 줘서 사건들을 뒤엉키게 만들까?
 
4부에 들어서면서부터의 얼불노 시리즈에 가장 큰 변화는 번역자의 교체이다.
일전의 3부까지는 서계인씨가 계속 포함되어 있지만 이번 4부부터는 기선정씨의 이름만이 인쇄되어있다.
사실 3부까지의 번역도 안좋은 평이 꽤 있었다.
기차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에 '기차는 이미 떠났다'라는 의역 아닌 의역이라든가...
이랬던 번역 이야기는 4부에 와서 수면 위로 급부상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그랬지, 번역을 잘 하려면 영어는 물론이고 한국어도 잘 해야 한다고...
 
등장인물 및 배경은 전편들에 비해 확 줄었다.
주요 인물 중 죽은 이들의 수가 매우 많기 때문인 듯하다.
얼불노 전체에서 중요한 인물일 거라 생각한 존, 대너리스, 티리온의 이야기는 중점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한번도.
그래서인지 4부는 그냥 전체적인 이야기가 3부와 5부 사이에 잠깐 연결고리를 놓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이야기가 흘러갈테니 잘 따라와라, 하며 마틴옹이 저 앞에서 손을 흔드는 듯하다.
 
주요 인물들이 나오지 않으니 이야기는 지지부진해질 수밖에 없다.
중간중간 이야기가 정말 지루해지는 부분이 전보다 많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이 거의 10일이었다.
물론 내가 책에 집중하지 못하고 멍때리는 시간이 많아서이지만 그만큼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것은 책의 흡입력이 전보다 줄었다는 게 아닐까? (그러니까,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게 번역의 문제일수도 있다...
 
가뜩이나 흥미도 없는 그레이조이 가문 이야기, 티렐 가문 이야기, 자이메가 싸돌아 다니는 이야기...
이런 여러 요소가 책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물론 이 이야기들이 복선이 되어 나중에 다 살이 되고 피가 되겠지만 흥미 없는 건 흥미 없는 거다.
특히 책의 제일 첫 장인 '물에 빠진 사람' 장은 관심도 없는 그레이조이 가의 왕좌 다툼 때문에 하나도 재미 없었다.
발론은 멍청하게 왜 낙사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냐고.
자이메는 리버룬 정벌에 나서게 되는데 친척들과 나누는 대화도 충분히 지루하다.
그나마 뒤로 갈수록 나름 맹세를 지키는 기사의 모습을 보여주어 멋있어지는 그이지만...
물론 한 달 간 얼불노만 보면서 집중력이 다소 떨어진 감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정도가 좀 심했다.
 
하이가든이 나오는 장에서 다음 5부의 힌트를 조금은 주지 않았나싶다.
5부 제목인 '용들과의 춤(Dance with Dragons)'이 언급이 된다.
이는 타르가르옌 시절 남매끼리 왕권을 두고 벌였던 전쟁을 일컫는다.
현재 철왕좌는 토멘왕이 지키고 있지만 나이가 많은 미르셀라 공주를 내세우고 왕좌를 탐하는 무리가 등장한다.
대충 아귀가 맞는 걸 보니 5부는 라니스터와 미르텔이 크게 싸우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아니면 말 그대로 대너리스가 건너와 용들과 춤을 출 수도 있는 거고...
 
여튼 책 소개글처럼 2막 1장의 시작이라고 느낀 4부였다.
굵직한 이야기들이 등장하기는 하나 오프닝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별점이 깎인 이유는- 내가 집중력이 부족했든, 이야기가 재미 없든, 번역이 눈에 걸렸든- 책 읽는 속도가 줄었다는 것이다.
근데 아마 집중력 부족이 가장 큰 이유일 듯싶다.
 
4부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부분은 얼불노의 특징인, 선악을 구분하지 않고 마구 망가지는 인물들이다.
과연 확 줄어든 -물론 애매하게 언급되어 있는 인물이 많지만- 인물로 이야기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기대 아닌 기대가 된다.
브랜, 빨리 나오라구!
 
(1권 : 2010년 7월 27일 ~ 8월 3일, 780쪽 / 2권 : 2010년 8월 4일 ~ 8월 15일, 780쪽)


조지 R.R.마틴 저, 기선정 역, 「까마귀의 향연: 얼음과 불의 노래 4부」, 은행나무,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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