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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놀이 - 공지영 의자놀이 - 공지영 지음/휴머니스트 008. 글을 쓰기 전에 고백하건대 공지영을 썩 좋아하지 않았다. 작품으로서 문학적 가치를 보여준 것은 없고 이슈가 될 만한 소재를 가지고 글을 쓴다고 생각해서이다. 세간에 가장 알려진 도 소재가 자극적었지 소설로서는 큰 가치가 없다고 폄하했다. SNS 상에서 극단적인 발언을 하는 것도 썩 맘에 들지 않았다. 소설가가 소설이나 잘 쓸 것이지라는 생각도 했다. 돌이켜보니 그의 소설을 온전히 읽은 적이 없다. 문학적으로 이룬 것이 없느니, 그냥 베스트셀러를 쓰는 작가라느니, 편견에 쌓여 공지영이 내게 작품으로 해명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 그러고서는 전문적인 척 말만 해댔으니, 이제서는 꽤나 부끄러울 나름이다. 생각을 바꾼 건 역설적이게도 소설이 아닌 르포르타주다. 책.. 2014. 1. 20.
대한민국 나쁜 기업 보고서 - 김순천 대한민국 나쁜 기업 보고서 - 김순천 지음/오월의봄 006. 저희 회사는 절대 해고를 시키지 않습니다. 저희 회사는 비정규직은 한 명도 없고 모두가 정규직입니다. 저희 회사는 8시간 노동제를 꼭 지킵니다. 저희 회사는 여름에는 무조건 일주일 휴가를 줘서 다 쉬게 합니다. 사회적 기업 심원테크의 김준호 이사의 인터뷰 중 일부이다. 이 말이 그리도 울컥하게 들리는 이유는 무얼까. 이 내용은 정상적인 회사라면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적인 내용이다. 하지만 직장인들에게 위 항목은 너무도 낯설다. 1년에 정당히 주어진 연차를 쓰려니 눈치가 보이고, 정시퇴근은 꿈도 못 꿀 일이다. 이 책은 기업이 우리 노동자에게 상상을 뛰어넘는 부당한 대우를 하는지 적나라하게 말한다. 노조 활동에 대한 강경한 압박, 상식이 통하지 .. 2014. 1. 17.
호빗 - J.R.R. 톨킨 호빗 (반양장) - 존 로날드 로웰 톨킨 지음, 이미애 옮김/씨앗을뿌리는사람 005. 짧은 감상. 호빗 1부 개봉 전에 보려고 쟁여두었는데 1년이나 지나서 꺼내보았다. 확실히 피터 잭슨의 역량이 뛰어난 게, 이 책은 영화처럼 블록버스터가 아니다. 고블린굴 탈출, 엘프도시 탈출도 그냥저냥 진행된다. 레골라스도 없고, 로맨스도 없다. 그 많은 스마우그의 대사도 없고 바르드의 활약도 없다. 하지만 글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는 건 사실이다. 특히 뚱뚱한 난쟁이 봄부르의 개그가 아주 볼 만하다. 책 후반부가 생각보다 싱거운데 영화에서 이를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된다. 2014. 1. 15.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 오찬호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 오찬호 지음/개마고원 004. 대학생 시절의 일이다. 강의를 마친 후 으레 그랬듯이 도서관 1층에서 책을 보았다. 평소 좋아하던 박민규의 신작 소설이었다. 뒤척여가며 책을 읽는 중에 이제 막 복학해 학과 공부에 열심인 한 동기가 두꺼운 전공책을 들고 와서는 내 앞자리에 앉았다. 친구는 전공책을 펼쳐 오늘 배운 내용을 다시금 보았다. 그렇게 삼십여 분이 지나자 친구는 내게 조용히 속삭였다. 너, 뭐 보냐. 소설. 소설? 응, 소설. 야, 그럴 시간에 토익 단어 하나라도 더 외워라. 순간 매우 화가 났지만 웃어넘길 수밖에 없었다. 물론 친구는 선의로 말한 것이 분명하다. 이제 대학 졸업반이 된 친구에게 작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는 취업을 위해 열심히 공부.. 2014.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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