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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이책장61

쓰려고 읽습니다 - 이정훈 (책과강연, 2023) 요새 여러 분야의 책을 기웃대면서 나는 제대로 읽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큽니다. 글씨를 읽기만 하고, 감상은 겨우 300자를 넘기지 못합니다. 기억에 남는 문장과 이야기가 있나? 내 삶에 변화를 꾀할 수 있는 사유를 했는가? 어느 하나 제대로 남지 않고, 겨우 독서기록 한 줄만 남을뿐입니다. 읽기에 염증이 생기는 요즘, 아래 문장을 접하고 바로 책을 들었습니다. 다독에 대한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다독을 자칫 잘못 쓰면 과독이 됩니다. _6쪽 책은 아주 도발적인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책은 좋은 거니까, 많이 읽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내 생각에 제대로 카운터 펀치를 날리죠. 책을 펴자마자 이런 문장을 만나니, 작가가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해서 한장 한장 빠르게 넘겼습니다. 저자는.. 2023. 5. 22.
방주 - 유키 하루오 (블루홀6, 2023) 지하 3층 규모의 수수께끼의 구조물- 일명 방주에 갇힌 열 명의 사람들. 이 곳을 탈출하려면 한 명의 희생이 필요하다. 오고갈 수 없는 곳에서, 살인이 벌어진다. 범인은 누구인가. 사람 하나가 아쉬운 때에 왜 사람을 해쳤는가. 썩 괜찮은 클로즈드서클물이다. 기묘한 트릭을 주로 다루는 본격 미스터리의 한 줄기라고 할 수 있는 장르인데, 트릭으로 유명한 소설들을 읽어왔다면 “이게 뭐야…” 하고 실망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는 뒤로 갈수록 “이게 뭐야;;;”하는 당황감과 재미를 선사한다. 작가는 추리소설의 중요한 요소인 “누가”, “어떻게”와 더불어 “왜”에도 힘을 실었다. 이 점이 의 강점이다. 사건이 발생해도 인물들 사이에서 위기감과 긴박함이 느껴지지 않아 완성도가 아쉽지만, 추리소설- 특히 본격미스터리를.. 2023. 5. 18.
유령의 마음으로 - 임선우 (민음사, 2022) 1. 처음 듣는 작가다. 책 제목도 2022년 올해의 소설 후보에 올라와서 알게됐다. 간간히 독서 커뮤니티에서 보이기도 했다. 올해의 뭐뭐, 여기에 올라와 있으면 안 읽을 수 없지. 1995년생의 젊은 작가다. 가로로 짧고 세로로 긴 판형이다. 도 똑같은 판형이었던 것 같은데. 민음사에서 이 판형으로 나온 책은 모두 평이 좋았다. 믿고 읽어도 되겠군? 2.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아주아주 좋았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새 책을 들여놓아야겠다. 2022년 올해의 소설에 끼인 이유가 충분하다. 3. 젊어서일까, 상상력이 마음에 든다. 표제작 ‘유령의 마음으로’부터 보면, 나와 똑같은 외형의 유령이 눈앞에 등장한다. ‘빛이 나지 않아요’는 해파리에 닿으면 해파리로 변하는 질병이 성행하는데, 주인공은 이 변.. 2023. 5. 15.
나는 오늘도 책 모임에 간다 - 김민영(북바이북, 2020) 독서모임을 다룬 책이다. 방법론이나 개론이 아닌, 저자가 모임을 하면서 겪었던 일화, 특히 사람 이야기를 모았다. 독서모임에서 나눈 심도 있는 이야기를 기대한 나로서는 조금 실망했지만, 모임 후에 남는 건 사람과 책이라는 사실에 위안을 얻었다. 한가지 깨달은 것. 책은 사람에게 추천받는 게 최고라는 점. 요새 베스트셀러와 신간 위주로 읽는데, 구간이어도 좋은 책은 많다. 한 모임에서 툭 튀어나온 책으로 다른 책 모임을 만들듯이, 새로운 항로가 열리기를 바라면서 열심히 책을 읽고 대화하려고 노력해본다. 술을 못 마시는 나는 책과 글, 운동밖에 모르는 단조로운 생활을 한다. 이외의 세계에 난 무능하며, 무관심한 편이다. 술을 마시며 속내를 털어놓거나 사람을 사귀어본 경험이 없는 난 긴 시간 누군가와 이야기를.. 2023.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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