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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 실패 - 정우성 (민음사, 2021) 단정한 실패(반양장) “무리해 왔고, 무리하고 있다.” 대책 없는 과로로 혹사당하던 몸이 어느 날부터 이상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신호는 신호일 뿐. 피로에마저 중독된 몸이 신호를 무시하는 건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다. 신호가 증상이 되고 증상이 병증이 되면 그제서야 무모하고 맹목적인 레이스를 멈춰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미 몸은 폐허가 된 지 오래. 이 책의 저자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모두가 짐작하듯 그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자기 몸을 해하면서까지 열심히 사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요가는 물론 운동이지만 어째서인지 운동이라고만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조용하고 단호한 차단”이고 “선한 에너지”이며 “좋은 흐름”이자 “좋은 리듬”. 아프지 않으면 쉬지도 못하던 한 워커홀릭이 스스로에게 내린.. 2022. 10. 5.
공부의 위로 - 곽아람 (민음사, 2022) 공부의 위로 ● 지금의 나를 지탱해 준 ‘서울대 교양수업’ 『공부의 위로』는 《조선일보》에서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출판팀장이 된 곽아람 기자가 대학 시절의 공부 여정을 되돌아보며 지금의 나를 지탱해 주는 것이 무엇인지 써내려간 에세이다. 부제목 “글 쓰는 사람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20년 동안 어떻게 글 쓰는 직업을 지속할 수 있었는지 그 지속성의 출처를 말하고자 한다. 우리 인생에서 대학 시절은 비교적 돈벌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공부에 열중할 수 있는 유일한 시기다. 사회에 나가서도 지성인으로서 갖춘 ‘교양’은 주로 이때 축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대학이 ‘쓸모 없는 공부’를 가르친다는 회의가 넘쳐나고 있다. 여기에 의문을 품은 저자는 “대학에서 공부를 통.. 2022. 10. 4.
새의 선물 - 은희경 (문학동네, 1995) 이전에 읽었던 의 주인공 진희가 왜 그런 어른이 되었는지, 어릴 적의 진희와 주변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보다 훨씬 이야기가 풍부해서 좋았다. 진희는 어린 나이에 비해 조숙하다. 똑똑하고 남(특히 장군이... 불쌍한 우리 장군이)를 이용할 줄 안다. 특히 보여지는 나와 바라보는 나를 분리해 세상과 거리를 두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한다. 이는 이모(영옥)과는 반대다. 진희와 영옥은 거울에 비친 것마냥 정반대의 인물이다. 영옥은 진희보다 나이가 열 살이나 많으면서 때로는 진희보다 어린 듯한 느낌을 준다. 엄마(진희의 할머니)에게 자주 어리광피우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철없는 행동을 많이 하지만 자기 마음 가는대로 사는 게 진희보다 정감이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진희가 허석을 대하며 허둥대는.. 2018. 6. 18.
바깥은 여름 - 김애란 (문학동네, 2017) 책을 읽고 아무 영양가 없는 잡담을 해봅시다. 1. 작년에 '소설가들이 꼽은 2017년 최고의 소설'이라는 수식어를 단 (이하 여름)을 한 해 건너 드디어 읽었다. 여름이라는 화사한 계절, 그에 어울리는 파란색의 예쁜 표지까지, 작가의 전작 (이하 내 인생)에 비추어보면 통통 튀는 소설일 것 같은데 막상 책을 읽은 사람들은 우울의 끝판왕이라고 한다. 그러니 어찌 기대를 안할 수 있겠어? 2. 많은 이들에게 찬사를 받고 많이 읽히는 김애란 작가지만, 아직 그의 작품을 2편밖에 읽지 않고 평가도 극을 달린다. 첫 작품집 는 재밌게 읽었는데 김애란을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들어준 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게다가 2013 이상문학상 수상작 단편 '침묵의 미래'는 정말... 당시에는 최악이었다. 2012년 .. 2018.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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