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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 콜스 화이트헤드 (은행나무, 2017) 책을 읽기 너무 힘들었다. 첫째로, 여러 평에서 언급했듯이 이 책은 가독성이 아주 안 좋다. 거의 제로에 가깝다. 과거의 사건으로 너무 뜬금없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고, 뒷문장을 읽어야 앞문장이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다. 번역도 그렇다. 침모라는 단어를 요새 누가 쓰는가. 순우리말의 맛을 살리는 번역도 아니고, 사전을 한번 뒤지게 만드는 번역이라니. 괄호 안에 뜻이라도 써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게다가 가로가 길고 줄간격이 약간 좁은 넙데데한 판형도 가독성에 영향을 주었다. 둘째로, 코라의 여정을 읽는 자체가 너무 괴롭다. 조지아 농장에서 코라가 테런스를 감싸면서 지팡이로 얼굴을 맞는 장면에서 특별한 묘사 하나 없는데 아픔에 공감하게 된다. 무기력하게 살던 코라가 내면의 노예가 발목을 붙잡는 것을 뿌리치고.. 2018. 4. 29.
랩 걸 - 호프 자런 (알마, 2017) ​ 난 솔직히 생물학을 좋아하지 않아. 고등학교 생물 시간에 세포의 감수분열을 배우면서 생물은 아예 머리에서 지워버렸어. 나에게 과학이란 단 두 부류였어. 세상을 수식으로 표현하면서 작은 양자 세계부터 거대한 은하까지 모두 보여주는 물리학, 세상의 수많은 화학반응을 발견하고 물질들이 생성되고 사라지는 현상의 화학. 이런 면에서 과학은 경이에 가까웠지. 관심이 없다보니까 생물학에 대한 개념은 거의 없고. 을 읽고나서 생명의 웅장함과 위대함, 단아함이란 무엇인지 조금은 느낀 것 같애. 어떻게 보면 생물학도 내가 좋아하던 화학과 일정 부분 겹치거든. 생물학의 많은 개념도 결국 화학식으로 풀이되는 경우가 있더라고. 과학은 그래, 물화생지, 처럼 완벽히 구분되지는 않는 듯해. 그저 감수분열을 피하려고 의식적으로 .. 2018. 3. 31.
책 잘 읽는 방법 - 김봉진 (북스톤, 2018) ​ 유독 책이 안 잡히고 활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 때가 있다. 몇 개월마다 찾아오는 독서권태기다. 이럴 때는 책을 놓고 전혀 다른 행위(영화, 게임)를 한다. 그래도 책은 읽어야겠다 싶을 때는 책과 독서에 관한 책(메타북)을 읽는다. 어렵지 않고 의욕을 다시 불태우기 때문이다. 의 저자 김봉진은 우리가 익히 들어온 스타트업 '배달의 민족'의 창업자다. 성공한 기업인은 보통 엘리트의 이미지를 가지기 일쑤지만 (미안하지만)김봉진은 그런 아우라는 없다. 공고-전문대의 학력은 물론이고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한다. 책도 10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단다. 이런 저자가 을 통해 책을 조금 더 쉽게 접하는 방법과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한다. 크게 책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가벼운 마음.. 2018. 3. 16.
소멸세계 - 무라타 사야카 (살림, 2017) 소멸세계 무라타 사야카 지음, 최고은 옮김/살림 소설 속 세계에서 인간은 더이상 성교를 통해 아이를 낳지 않는다. 오로지 인공수정으로 아이를 볼 수 있다. 주인공 아마네는 이런 세계에서 부모의 ‘교미’를 통해 세상의 빛을 보았다. 왜 자신만 이상한 걸까? 그녀는 자신의 진짜 본능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사랑과 섹스에 몰입한다. 성인이 된 아마네는 남편 아마미야와 함께 실험도시 지바로 들어간다. 지바에서는 아이를 낳기까지만 하고 키우는 것은 국가기관이 담당한다. 동시에 시민 모두가 ‘엄마’가 되어 공동육아를 한다. 아마네 부부는 아이를 낳아도 센터에 보내지 않고 몰래 키우자고 하지만, 인공자궁을 달고 아이를 품은 남편의 태도가 조금씩 변하자 위화감을 느낀다. 어쩌면, 유토피아 의 세계는 유토피아의 면모를 보.. 2017.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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