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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 은희경 (문학동네, 1998) 한국 소설은 쉬이 손이 가지 않는다. 특유의 우울함 때문이다. 뭐만 하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인양 세상을 비관하기 일쑤다. 개중에 서사에 힘이 없는 작품은 정말 정이 가지 않는다. 한국 문단 특유의 순수문학을 향한 집념이 싫었다. 무슨무슨 문학상 수상작을 보면 이런 경우가 더러 있었다. 덧붙여 문장이 좋다고 꼽히는 작가도 잘 읽지 않았는데, 문장의 정갈함을 가꾸는 데 너무 치중한 나머지 그것만이 장점으로 보이는 이가 여럿 있기 때문이었다. 은희경도 그런 이미지였다. 내 비루한 독서력을 가리고자 하는 변명 같지만 말이다. 전에 를 얼마 읽지 못하고 바로 덮어버렸다. 그래서 이번 는 첫 페이지를 넘기기가 정말 힘들었다. 은.희.경. 작가 이름 세 글자가 주는 압박감이 너무 컸다. 게다가 20년 된 작품이라.. 2017. 11. 8.
빙과 - 요네자와 호노부 (엘릭시르, 2013) 요네자와 호노부의 ‘고전부 시리즈’ 1권이다. 애니로 만들어져 정말 인기 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국내에도 팬이 꽤 있는 걸로 안다. 이전부터 읽으려고 했는데, 이번에 전자책 론칭되면서 이번 기회가 아니면 안 읽을 것 같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폈다. 하지만 재미가 없었다능. 이야기가 유치하다. 직전에 읽은 , 에 비교하자면 내용이 너무 가볍다. 학원 추리물 특성 상 가벼움은 어쩔 수밖에 없지만 요네자와 호노부가 이전에 쓴 엔터테인먼트 소설에 비하면 트릭이나 전개가 아주 아쉽다. , , 과 비교하면 정말… 독자층을 아주 미세하게 타겟팅했기에 이런 내용이 나왔으려나. 인물도 매력적이지 않다. 남자 주인공 호타로는 셜록 같은 면모를 보인다. 여러 정황증거를 가지고 논리적인 추리를 이끄는데… 그 능력을 전혀 설득하.. 2017. 10. 11.
라마와의 랑데부 - 아서 C. 클라크 (아작, 2017) 독후감 정리를 못해 독서노트에 짧게 끼적인 글을 옮긴다. 을 읽은 후 거의 반년만에 읽은 SF다. SF를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라이트하든 정통하든 SF는 어렵다. 은 SF라기보다는 판타지에 가까워 재밌었지만 뒤이어 읽은 은… 아이고 절레절레. 게다가 은 싸이코적 소설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정도로 정신없었다. 그러던 중 아작 출판사에서 올해 초에 출간한 의 평가가 아주 좋아 읽게 되었다. 미래의 어느 날, 지름 20km, 높이 50km의 완벽한 원통형으로 만들어진 ‘라마’라는 물체가 태양계를 향해 날아논다. 라마가 무엇인지, 어떤 목적을 가졌는지 조사하기 위해 가까이 있던 노턴 선장은 승무원들과 함께 라마에 착륙한다. 놀랍게도 라마에는 입구가 있었다. 알루미늄 캔처럼 안은 비어 있고 이상한 것들이 가득했.. 2017. 10. 10.
13.67 - 찬호께이 (한스미디어, 2015)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야기는 한 병원에서 시작한다. 경찰인 뤄샤오밍은 한 살인 사건의 용의자 다섯을 병실에 불러모은다. 병실에는 뤄샤오밍의 스승이자 간암 말기 환자인 관전둬가 혼수상태로 누워 있다. 뤄샤오밍은 관전둬의 머리에 머리띠를 씌운다. 머리띠는 관전둬의 뇌파를 읽어 Yes와 No의 간단한 의사표현을 할 수 있게 만든다. 뤄샤오밍은 살인 사건에 대해 말하고 관전둬에게 질문하면서 범인을 찾는다. 명색이 추리소설인데 사건을 해결하는 관전둬는 혼수상태고 뤄샤오밍은 지위에 맞지 않게 사건에서 많은 것을 놓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스무고개하듯 질문을 던지고 뇌파를 읽으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전개는, 기존 추리소설에서 보여주지 않은 새로운 양상이라기보다는 다소 뜬금없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예.. 2017.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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