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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책 이야기

글쓰기 기초 관련 추천 책

by 양손잡이™ 2011. 12. 28.

  글쓰기에 어느 정도 기본이 잡힌 상태라면 남들이 쓴 작법서를 볼 필요가 없다고 하지요. 자신만의 틀을 구축해 나가야지 남의 방법을 따라하면 안 되거든요. 하지만 저처럼 아직 감도 잡지 못한 보통 사람이라면 글쓰기의 기본에 대한 책은 매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제 책장에 16권의 글쓰기 책이 있습니다. 많은 권수는 아니지요. 이렇게 기존의 저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요했고 소설도 많이 읽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실행 아니겠어요? 연습하지 않는다면 이 모든 게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전 연습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모양 이 꼴이지요. 반성 백 번.

  하지만 글이 막혔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 이럴 때 가끔 글쓰기 관련 책을 읽곤 합니다. 글쓰기와 소설쓰기를 시작하는 분들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3권의 책을 권해봅니다.



1.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저, 권진욱 옮김, 한문화)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10점
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권진욱 옮김/한문화

  소설이든 시든 수필이든 희곡이든, 작품을 쓰기 전에 글을 쓰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막상 책상에 앉아 펜을 들면 흰색의 종이에 무얼 써야 할지 고민되지요. 이 넒은 종이에 어떤 내용을 적어 내려가야 하나? 다 썼는데 쓰레기 같은 글이 나오면 어떡하지? 이른바 백지 공포증이라 하는 것이지요. 종이와 펜은 좋아하는데 글을 쓰려니 머리가 띵- 하네.

  이 책은 글쓰기를 겁내는 분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입니다. 책의 저자 나탈리 골드버그는 잘 쓰든 못 쓰든 우선 쓰라고 합니다. 무엇을 쓰든 큰 틀만 잡고 영혼 채 흔들며 휘갈기라고 말이죠. 썼던 글을 절대 뒤돌아보지 않고 머리 속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편집자들의 소리도 다 무시하고 말이에요.

  한 달에 한 번은 꼭 읽는 책입니다. 단순한 하루 기록인 일기를 쓸 때조차 막힐 때가 많습니다. 그러면 그 다음 날 이 책을 펼치곤 합니다.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지만 마음의 갈피를 잡게 해주거든요. 처음부터 쭉 이어지는 내용이 아니라 짤막한 꼭지들로 책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 곳이나 펴서 읽으면 되는 책이 되겠습니다.



2. 좋은 문장 나쁜 문장 (송준호 저, 살림)

좋은 문장 나쁜 문장 - 10점
송준호 지음/살림

  살림지식총서 376권입니다. 시리즈의 이름에서 이 책이 어떤 책인지 아실 겁니다. 네, 문고본입니다. 문고본은 장담점이 모두 존재하는데요, 크기가 작아 휴대성이 좋고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다소 비전문적인 내용을 다룬다는 데에 단점을 찾을 수 있겠습니다. 저도 장점보다는 단점 때문에 문고본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접한 후 문고본에 대한 인식이 확 바뀌었지요.

  문장이 안 된 글은 좋은 글이 아니다, 라고 합니다. 묘사나 서술, 이야기가 아무리 좋다 한들 문장이 엉망이라면 눈살을 찌푸리기 마련입니다. 아니, 그냥 책을 덮고 싶습니다. 문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어떤 글도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을 한번쯤은 읽어도 좋은 문장 관련 책으로 꼽고 싶습니다.

  기본적인 주술호응, 접속사의 이용, 자연스런 문장 만들기, 깔끔한 문장 만들기, 문장 다듬기 등 문장의 기본기를 알 수 있어 참 좋은 책입니다. 96쪽의 아주 얇은 책이어서 부담도 적고 내용도 어렵지 않습니다. 이런 걸 왜 읽냐는 분들께는 지루하겠지만 자신의 문장을 보완하거나 발전시키고픈 분들은 재밌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심도 있는 공부를 하고 싶으시다면 이태준 선생님의 <문장강화>도 권하고 싶네요.



3.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이승우 저, 마음산책)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 10점
이승우 지음/마음산책

  가장 먼저 산, 글쓰기가 아닌 소설쓰기에 대한 책입니다. 가진 책 중에 문고본을 제외하고는 가장 얇은 책이지만 가장 알찬 책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200쪽이 안 되는 책이 무려 9,800원이어서 조금 가슴이 아프긴 하지만요.

  소설가들의 좋은 작법서들은 물론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글쓰기 공작소>(이만교 저, 그린비)를 꼽지만 이 책을 포스트에 쓰는 이유는, 작고 가볍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내용이 미진한 건 절대 아닙니다. 할 말은 하고 필요없는 말은 배제하라, 소설은 큰 틀이 아니라 세세한 계획까지 짠 후에 써라, 등등.

  소설가들의 작법서는 내용이 판이하게 다른 경우가 많더군요. 어떤 책에서는 이렇게 쓰라고 했는데 다른 책에서는 이렇게 쓰면 안 된다고 하고,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통 갈피를 잡지 못할 때가 있지요. 하지만 모든 작법서를 읽으면서 방법보다는 마음가짐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꽤나 좋습니다. 한 분기에 두 번 정도 읽는 편입니다.

  소설 작법서로는 이호철 선생님의 <이호철의 소설창작 강의>(이호철 저, 정우사, 참고로 오래된 책이라 품절되었음)나 근간인 <소설쓰기의 모든 것> 시리즈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짤막한 글을 마치며.

  작법서들을 읽으며 글쓰기 기술을 배우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글을 쓰는 것입니다. 글쓰기는 정신적인 행동이 아니라 육체적인 행동입니다. 머리 속으로 이야기를 생각하지 말고 그 이야기를 종이에 써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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