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생에선가 내가
몇 번이나
당신 집 앞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선 것을
이 모란이 안다
겹겹의 꽃잎마다 머뭇거림이
머물러 있다
당신은 본 적 없겠지만
가끔 내 심장은 바닥에 떨어진
모란의 붉은 잎이다
돌 위에 흩어져서도 사흘은 더
눈이 아픈
우리 둘만이 아는 봄은
어디에 있는가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한 소란으로부터
멀리 있는
어느 생에선가 내가
당신으로 인해 스무 날하고도 몇 날
불탄 적이 있다는 것을
이 모란이 안다
불면의 불로 봄과 작별했다는 것을
사이버문학광장 문장 문학집배원 장석남의 시배달 7월 2일
http://munjang.or.kr/archives/173459
반응형
'독서 이야기 > 단어와 문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장배달] 메리 올리버,『완벽한 날들』중에서 (0) | 2013.07.29 |
---|---|
[문장배달] 박성준, 「수증기」 (0) | 2013.07.12 |
[문장배달] 니코스 카잔차키스, <영국 기행> 중에서 (0) | 2013.05.26 |
[단어사전] 한뎃잠 (0) | 2012.02.04 |
[단어사전] 투미하다 (0) | 2012.01.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