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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월간 헌이책장

[월간 헌이책장📚] 2013년 11월 🍁

by 양손잡이™ 2013. 12. 1.

2013년 11월에 읽은 책

 

1,2. 제 3인류 1,2, 베르나르 베르베르

 - 오랜만에 돌아온 베르베르의 장편소설. 현재 인류가 지구 최초의 인류가 아닌 두 번째 인류이고, 전(前) 세대 인류가 1/10 크기의 다음 세대의 인류를 만든다는 내용이 골자이다. 단편이나 단권 장편은 좋은데 권수가 많은 장편에선 항상 힘을 못 쓰는 베르베르... 교훈도 뭐도 없이 기나긴 1부만 남겨 아쉽다.

 

3.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윤성근

 -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상북)을 운영하는 윤성근씨가 헌책에 남겨진 기록을 모은 책. 각 문구의 수준 고저를 떠나 책에 무언가 씀으로서 자신, 타인, 저자와 소통하려는 모습이 감동스럽다. 같은 책을 읽으면서 생각할 거리도 못 찾는 나는 도대체 얼마나 멍청한가를 일깨워주었다. 아흐.

 

4. 이방인, 알베르 카뮈

 - 남들이 아무리 명작이라고 손가락 척 치켜세워도 내가 이해 못하면 결국 아무 것도 아닌, 그저 텍스트 덩어리가 되어버린다는 교훈을 준 책이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슬퍼하지 않은 이는 범죄를 저지를 저리를 확률이 높다"라는 사회적 통념과 그에 따른 부조리를 여실히 보여주긴 하지만 아쉽게도 더 이상의 생각 넓히기가 불가능하다. 많은 이들의 각종 감상문이나 리뷰에서도 그들만의 사유가 아닌 권위 있는 해석만을 말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 매우 아쉽다.

 

5.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 밑도 끝도 없이 모든 사람의 눈이 갑자기 멀어버리는 파격적인 설정이 단연 돋보인다. 대부분의 짤막한 감상을 읽어보면, 눈먼 자들이 갇힌 수용소에서 벌어지는 인간 이하의 행위들을 집중적으로 말한다. 반면 나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인간의 유대적 관계와 언어가 가진 강력한 힘을 조명하고 싶다. 특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잠시 동안이라도 좋으니 눈을 감고 눈먼 자처럼 지내보자고 말하고 싶을 정도이다.

 

6. 광매화, 미치오 슈스케

 - 장편 소설이라기보다는 6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연작단편이다. 각 단편은 인물이 겹치면서 결국 모든 이야기가 조금씩 공통점을 가진다. 모든 이들은 각자의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자신도 모르게 타인에게 희망을 주면서 살아간다. 이는 곧 제목인 '광매화'와 이어진다. 풍매화는 바람이, 충매화는 벌레가 꽃가루가 운반되는 꽃이다. 바람과 벌레 모두 자의가 아니게 꽃의 번식을 돕는다. 이것처럼 우리 모두는 의도치 않게 남에게 희망을 퍼뜨리는 소중한 존재라는 의미...라고 하면 너무 확대해석이려나. 장편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음에도 이야기의 분위기가 전혀 통일되지 않은 점과 작가가 의도한 '공통점'이라는 게 깊은 수준까지 확장되지 않아 아쉽다.

 

7. 다이어트 진화론, 남세희

 - 칼로리 계산, 채식, 유산소운동 따위 휴지통에 쳐박아두고 수렵생활을 하던 머나먼 조상들처럼 먹고 운동하란다. 다이어트에 대한 생각을 확연히 바꿔준다. 흔히들 유산소 운동은 30분 이상을 해야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그건 아니라고, 심지어 유산소/무산소의 구분은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그 외 꽤나 도움이 되는 글들이 많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한 것처럼 먹으면 어떻게 버틸까 걱정된다. 밥을 줄이라는 말을 저탄소 고단백 섭취라고 오해하는데, 곡물을 줄이라는 거지 탄수화물을 줄이라는 것은 아니란다. 저자가 추천하는 운동은 결국 크로스핏. 단시간 고중량의 운동으로 심장박동수를 높이라고 한다. 실천할 수 있느냐가 문제지, 다이어트와 건강 측면에서 새로운 시각을 접할 수 있는 책이다.

 

8~10. 드래곤라자 6~8, 이영도

 - 10월에 이어 드디어 끝낸 드래곤라자. 역시 10년 전 작품답게 어마어마하게 유치하고 허술하고 오글거리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드래곤라자 후에도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이토록 유쾌하면서 쉽게 풀어쓴 책이 있던가! '나는 단수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아직도 회자되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한 작가이긴 하다.

 

 

아쉽게도 이번달은 추천하고픈 책이 딱히 없다.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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