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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페미니즘을 욕하는 소년에게 보내는 편지

by 양손잡이™ 2017. 2. 2.

같은 남자로서 모자라지만 조언 한 조각


페미니즘, 관련해서는 나도 남자고 잘 모르니까 말을 길게 못하겠지만, 하나만 말할게요. 세상은 변해가고 있어요. 작년의 화두는 단연 페미니즘의 득세였구요. 사회의 포커스가 왜 페미니즘으로 갔을까, 생각은 해봤나요? 과거 미국에서 흑인 차별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지금 보면 여전히 그들의 삶은 저열해요. 적어도 흑인이 느끼기에는 말이죠. 우리가 남성과 여성은 이제 동등하다고 말하지만 아직 여성의 여러 권리가 신장되지 못했다는 점이 똑같아요. 말은 평등을 이야기 하지만 안을 자세히 들어다보면 기울어진 운동장이 보이죠.


솔직히, 나도 남자이기에 페미니즘에서 언급하는 말과 문장이 버거울 때가 많아요. 그럴 때 회피하지 말고 한번 더 생각해봅시다. 과격해보이는 의견도 잘 생각해보면 맞는 말일 때가 많거든요. (가끔 나도 이해하지 못하는 게 있긴 해요. 그건 의식의 차이라고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노력은 해요) 자기 기분이 나쁘다고 무조건 피하는 건 성숙한 자세가 아니지요. 불편하더라도 머릿속에서 다루는 것, 그게 진짜 공부입니다. 나도 미숙한 면이 많지만. 공부는 무슨 공부냐 이대로 살아도 편하기만 하다는 생각이 들면, 그렇게 살면 돼요. 단,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끼리만 말이죠. 거기서 말하면 알아서 공감해줄텐데 뭐하러 밖에다가 말해서 욕 먹고 찡찡대나요. 


책 한 권 소개합니다.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는 100쪽도 안되는 적은 분량이면서도 전세계적으로 대두하는 페미니즘을 간명히 보여줘요. 거창하게 이론을 설명하지 않고 사회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는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공감을 줘요. 그래요, 공감, 그거 하나면 됩니다. 공감과 긍정부터 시작하는 거예요. 약간 격하게 느껴지는 실천 운동이 보기 싫으면 먼저 이론을 접해 생각의 기초를 만들어봐요. 


여자편 들어주는 책 읽으면 남자로서 쪽팔리고 주변 시선이 부담스럽다고요? 원래 그래요. 그게 변화고, 진보입니다. 지금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다른 개념을 접하려는 노력 자체가 당신을 인간적으로 발전, 성장시켜줄 거예요. 


쓰다보니 말이 길어졌네요. 시간이 너무 늦어 안 보겠지만, 여하튼, 세상을 보는 눈을 길렀으면 좋겠네요. 공부를 충분히 한 후 비판하는 것마저 뭐라고 할 수 없으니까, 우선 공부합시다 공부.



쓰고보니, 이게 내 생각인지, 진보적인 사람이라면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는 강박이 만들어낸 생각인지, 그냥 잘난척하고 싶어서 쥐어짜낸 그럴싸한 생각인지 모르겠다. 끊임없이 나를 의심하라고 하더만, 이런 식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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