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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이야기꾼들 - 전건우 ​ 작가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것은 '이야기의 힘'이다. 자신 안의 것을 겉으로 드러내는 건 자신뿐 아니라 타인에게 고백한다는 의미인데, 이는 숨기던 자신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민낯과 같다. '밤의 이야기꾼' 모임은 자기고백적 차원에서 이야기의 진정한 힘을 보여준다. 듣는 이로 하여금 기쁘게, 슬프게, 화나게, 무섭게 만드는 힘. 다소 상투적이지만 '읽는 재미'는 보장한다. 잠시 활자 읽기에 지친 이들이라면, 게다가 이야기의 힘을 아는 분이라면 추천한다. 2014. 9. 24.
부활 - 레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부활 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민음사 071, 074. 분명히 읽었던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내 기억의 은 죄지은 남자가 죄 때문에 한참 고뇌하다가 결국 유죄를 받아들이고 유형을 가는 이야기다. 거기에 쏘냐라는 여자가 옆에 붙어 함께... 읽다보니 기억났다. 이 스토리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이다. (물론 죄와 벌도 온전히 읽은 게 아니라, 맨 앞과 맨 뒤 각각 수십쪽씩밖에 읽지 않았다) 러시아 문학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그렇게 들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장편소설들(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죄와 벌)을 무진 재미없게 읽다가 때려쳤던 나로서는 러시아 소설은 항상 무섭다. 빅토르 위고처럼 곁가지로 빠지지는 않지만 이상하게 집중하기 힘들다. 거기엔 러시아식 이름도 한몫하는데, .. 2014. 9. 20.
불온한 산책자 - 애스트라 테일러 불온한 산책자 애스트라 테일러 엮음, 한상석 옮김/이후 072. 이번에 내게 소개된 세 권의 책은 문학, 철학, 자연과학이었다.(책을 일일히 적지 않겠다) 평소라면 응당 문학책을 골랐을터이나 올해 독서기록을 보니 철학책이 하나도 없다. 작년에는 그나마 개론서라도 읽었는데 말이다. 을 읽고서 다시 철학에 관심을 가진 김에 철학 관련 서적인 를 골랐다. 책은 다큐멘터리 ‘성찰하는 삶’의 바탕이라고 할 수 있다. 8명의 현대철학자들을 연구실에서 끄집어냈다. 거리와 공원, 차 안, 심지어 쓰레기장에서 그들과 대화를 나눈다. 뭔가 고차원적이고 어려워보이는 철학을 현실과 접목시키려는 의도이다. 소개된 철학자들을 살펴보자. 코넬 웨스트, 아비탈 로넬, 피터 싱어, 마이클 하트, 마사 누스바움, 콰메 앤서니 애피아, .. 2014. 8. 30.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 프리모 레비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프리모 레비 지음, 이소영 옮김/돌베개 069. 리뷰글은 아니고, 책을 읽고 생각나는 것과 생각해야 할 것들을 몇 자 적는다. 책의 중반부는 거의 졸면서 봐서인지 기억에 남은 건 크게 없다. 아우슈비츠에서 가해자의 행동과 피해자의 아픔은 이미 다른 책들에서 많이 봐왔기에 가슴아프게 다가오는 것은 적은 편이다. 또한 수용소 안의 사람들끼리 서로 밀쳐내고 편을 가르는 것 또한 심리학이나 사회학 서적에서 많이 다뤄온 문제이기에 그다지 새로울 건 없다. (1986년에 쓰인 책이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슬슬 역사나 정치, 사회학에 관심을 갖다보니 가장 눈에 띄는 건 1장, 상처의 기억이다. 뭐, 이것도 그다지 새로운 내용은 없다. 기억을 피하기 위해 가해자는 ‘나는 위에서 시킨대로 했.. 2014.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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