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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다는 말 - 김연수 지지 않는다는 말 - 김연수 지음/마음의숲 065. 내게 김연수라는 작가는, 아쉽게도 그다지 재미없는 이로 구분된다. 그의 소설은 단 한 편밖에 읽지 않았지만() 다른 이들이 추켜세운만큼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김연수란 이는 산문이 더 재밌는 사람이다. 소설가란 직함을 달고 있기에 이런 말을 하기 참 미안하지만 말이다. 그걸 느끼게 해준 책은 이었다. 자신에게 다가왔고 머물러 있었으며 떠나간 것들을 노래했다. 자신이 읽었던 시를 빌려 참으로 맛깔스런 글을 토해냈다. 산문이란 장르의 묘미를 알려준 최초의 책이 되겠다. 추억을 그리며 조곤히 써내려간 문장이 너무 아름다웠고, 그건 이야기의 힘보다 강했다. 여운이 너무 깊어 책을 두 번 더 들췄다. 덕분에 책은 낙서장이 되었다. 에선 시와 문장을 이야기했다면 .. 2012. 8. 10.
퍼레이드 - 요시다 슈이치 퍼레이드 -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은행나무 054. 청춘소설은 성장소설과 읽는 맛이 확연히 다르다. 아쉽게도 우리나라 소설 중에 정말 손에 꼽는 청춘, 성장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다. (작품이 없는 게 아니라 읽은 경험이 없을 뿐이다) 내 기준에선 성장소설은 서양이, 그리고 청춘소설은 일본이 강세를 보인다. 서양 성장소설은 전혀 겪어보지 못한 서양문화를 다룬다는 점에서 그렇고 일본 청춘소설은 이상하리만치 날라리 기운을 띄기 때문에 그렇다. 날라리 기운이란, 나쁜 뜻은 아니다. 서양에서 한참 히피문화가 떠돌았듯이 일본의 8, 90년대는 서양과의 많은 개방을 통해 다소 자유분방한 기운이 넘실거린다. 그무렵 우리나라는 한참 민주화를 위해 정권과 싸웠기 때문에 글에서 불타는 청춘은 조금 어두운 면이 .. 2012. 6. 23.
주기자: 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 주진우 주기자 : 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 주진우 지음/푸른숲 053. 나는 시사IN이라는 언론을 몰랐다. 물론 그 전에 시사저널이라는 것도 몰랐다.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우리 집 신문은 동아일보였다. 그때서야 엄마는 보수언론을 버리고 얼른 경향신문을 구독했다. 신문이 바껴도 보는 내용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문화면, 스포츠면. 그때까지 나는 우리나라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정치가 왜 필요한지 전혀 몰랐다. 21살 겨울, 운명의 대통령선거마저 전혀 관심이 없었고 그분에 대해서는 그저 '청계천'밖에 알지 못했다. 항간에 정말 떠들썩했던 나꼼수도 처음에는 큰 거부감이 들었다. 그전까지 이어폰으로 듣는 방송이라곤 메이저 방송사의 라디오밖에 없었기 때문에 귀로 들리는 욕설과 말도 안되게 들리는 루머 비스무리.. 2012. 6. 20.
더 스토닝 (The Stoning Of Soraya M., 2008) 이 영화는 당당히 18세 이하 관람 불가 딱지를 붙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후반부 투형 장면은 26세인 내가 봐도 참, 거시기한 장면이다. 사실 이전의 영화들에선 더 잔인한 것도 많이 봐왔다. 내가 처음으로 다량의 피를 봤던 '배틀로얄'부터 봐도 이 영화와 비교하지 못할만큼 빨간색이 난무한다. 겨우 피 때문에 성인 관람 딱지를 줕이고 나오진 않은 듯싶다. 영화의 전체적 상황이 마지막 투형 장면에 대입되면서 오는 공포와 역겨움이 18세 관람가를 만든 주 장본인은 아니었을까. 심지어 성인 동반시에도 미성년은 이 영화를 볼 수 없다. 한 기자가 이란의 시골길을 지나며 영화는 시작한다. 기자의 차가 고장나 히치하이킹을 통해 가까운 마을에 들러 차를 수리한다. 외부인을 맞이한 시장과 물라는 과하다 싶을.. 2012.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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