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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라이온 킹 3D (Lion King 3D, 2011, 원작 1994)

by 양손잡이™ 2011. 12. 30.


  그렇게 기대하던, 3D로 재탄생한 명작 중의 명작, <라이온 킹 3D>를 보고 왔습니다. 한국에서 오늘 개봉했는데 제가 개봉 첫 날 조조로 첫 시간 영화를 봤으니 일산 CGV에서는 개시손님이나 마찬가지군요. 아무리 명작 <라이온 킹>이지만 애니메이션인데다가 평일 조조 상영시간대라 그런지 상영 첫 날임에도 불구, 영화관은 1/10밖에 차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대부분 아이를 동반한 어머니들과 커플들이었어요. 다 큰 남자놈이 애니메이션을 보러 9시에 영화관에 혼자 왔다는 게 조금 우습기도 했지만(사실 부끄러웠음) 그런 거 다 털어내고 상영관으로 들어갔습니다. 스크린의 크기가 너무 작아 불만이었지만 옆자리가 텅텅 비어 편하게는 봤습니다. 내 앞뒤 좌석에 모두 커플이 앉아 문제였지.

  이번 작품은 1994년에 제작된 <라이온 킹 1>을 기본으로 3D효과를 덧댄 작품입니다. 우리가 보통 '라이온 킹'하면 떠올리는 그 스토리입니다. 심바가 태어나고 왕위를 뺏겼다가 다시 찾는 내용. 제 기억으로는 스토리 라인에는 전혀 수정이 없었습니다. 사실상 명작을 가지고 추억장사를 한 셈입니다. 레트로 게임이 한참 열풍을 끌었던 것처럼 말이지요.

  하지만 총평은 대만족을 뛰어넘어 대대대대만족입니다. 한번 봤던 영화여도 그게 명작이라면 다시 봐도 재미를 느끼지 않으신가요? 예외는 없었습니다. 거기다가 최신 3D 기술로 표현된 광활한 초원과 온갖 녹색 풀로 뒤덮힌 정글은 가히 장관이었죠. 원작 개봉 당시에도 이런 배경묘사에 있어 호평을 받을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엔 미화된 과거의 추억까지 합쳐지니 아주 장관이었습니다.

  '바바 얌마-' 소리와 함께 함께 떠오르는 태양의 장면부터 영화가 시작되는데 그 장면에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역시 미화된 기억에서 오는 움찔거림. 디즈니 특유의 오페라식 장면 또한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절로 미소를 짓게 되더군요. 특히 티몬과 품바가 '하쿠나 마타타-'를 노래하는 장면과, 심바와 날라가 재회하면서 사랑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정말 짜릿했어요. 후자의 노래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올 때 원어로 흐르는데 잠시 그 노래를 듣느라 한참이나 저 혼자 극장에 앉아 있었답니다. 아마 극장 직원은 밖에서 욕을 해댔겠지요. 죄송해요.

<Hakuna Matata>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더빙보다는 원어로 된 영화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전연령층 대상 영화여서 자막을 사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더빙 덕에 자막을 볼 필요가 없어 온전히 영상에 집중할 수 있어 편했습니다. 성우의 매칭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티몬과 품바는, 어이쿠야, 원어보다 더 좋은 것 같아요. 예전 성우 분들의 목소리가 그대로 삽입되었다는 소리도 있던데 전 잘 모르니 패스. 단, 심바의 목소리는… 흠… 조금 에러인 게 사실. 아기 사자라고 아이에게 더빙을 맡기면 어쩌자는 겁니까. 흥.


  3D 효과가 너무 화려해 오히려 어지럽다는 분들이 계셨는데 그도 그럴 것이, 아니 도대체 사자 얼굴이 정면으로 비치는 장면에서 코를 볼록 튀어나오게 하면 어쩌자는 겁니까. 그 외에는 괜찮았습니다. 다른 3D 애니메이션이었던 <드래곤 길들이기>가 액션 위주여서 3D 효과를 잘 살렸다면 <라이온 킹 3D>는 관객에게 다가오는 듯한 3D 효과가 아니라 캐릭터와 배경의 입체감을 살리는 데 치중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평면보다는 입체가 좋죠. 좋아요 좋아. 난 이 정도 질이라면 뭐든 용인할 수 있어. 사실 스토리나 캐릭터가 옛날틱해서 조금 에러이긴 하지만 괜찮아요. 어차피 추억장사는 이렇게 하는 거니까.

  명작의 3D화가 착착 진행되고 잇습니다. <타이타닉>도 3D 기술로 무장해서 나온다고 하는군요. 분명 <라이온 킹 3D>만큼 재미와 감동을 줄테니 기대됩니다. 모든 추억이여, 영원하라―.

  아래는 <라이온 킹 3D>의 공식 예고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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