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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독서 노트

얼음과 불의 노래 1부 : 왕좌의 게임 - 조지 R. R. 마틴

by 양손잡이™ 2014. 4. 16.
왕좌의 게임 1 - 8점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 외 옮김/은행나무



035, 038.


  벌써 세번째로 읽는 책이다. 군대 가기 전, 전역 후, 그리고 이번. 작년 10월에 맹장 수술로 입원했을 때 읽으려고 전자책으로 사두었는데 이제야 읽게 됐다. 사실 이번에도 읽으려고 일부러 핀 게 아니라, 워낙 할 게 없고 손에는 핸드폰밖에 든 게 없어 심심풀이 땅콩으로 폈다.


  4월 초부터 계속 본 기록이 있으니 거진 2주가 걸린 듯하다. 예전에는 에픽 판타지의 최고봉이라고 치켜세우며 빠져들었는데 4부까지의 내용을 모두 아니 호기심이 조금 줄어들었다. 그리고, 문장이 생각보다 평이하다. 원서 문체는 꽤나 칭찬받는 듯한데 아무래도 번역의 입김이 서리다보니 평범한 문장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미화된 기억과는 정반대로 서술과 묘사 또한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 의외의 곳에서 늘어지거나 쓸데없는 곁가지가 꽤나 있다.


  번역은… 말 않겠다. 소설 하나에 역자가 세 명이 달라붙는 게 말이 되는가. 다만 번역을 문제삼아 이 책을 보지도 않고 까는 건 참을 수 없다. 번역 덕분에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되는 부분이 더러 있지만 그정도는 감안하고 봐도 매력적인 소설이다. 제발 이 책을 읽으려는 사람에게 원서를 권해서 제풀에 포기하게 하지 말고. (원서, 상당히 어렵다)


  고유명사의 번역 오류는 파급력이 상당하다. Jaime를 자이메로 번역하였는데 실상 발음은 제이미란다. 그런데 제이미라니, 이게 킹 슬레이어에게 마땅한 이름이라고 생각하는가? <드래곤 라자>의 제미니가 퍼뜩 떠오른다. 저런 나약한 이름은 허용할 수 없다! 셉타 모르다네는 실제론 모르데인, 니메리아는 나이메리아다. 아직 드라마를 1부 3화까지밖에 못 봐서 이정도밖에 모르겠다. 허나 번역서의 선택이 더 옳아 보인다. 자이메는 물론이거니와 모르데인은 과거 킹스가드였던 아더 데인이 떠오르고(조용한 그녀가 말이다!) 나이메리아는 우리나라 정서상 잘 맞지 않는다. (헤르미온느와 마찬가지 느낌이랄까) 다만 서자-바스타드, 반역자(찬탈자)-우스르페르의 혼용은 피해야 했다. 우스르페르는 원서에서 고유명사화해서 사용하는 단어라 우스르페르로 칭했을지도 모른다. 뭐, 사실상 발음은 유서ㄹ퍼에 가깝다. 번역에 대해선 엔하위키 같은 곳에 자료가 많으므로 참고바람.


  책과 드라마를 같이 보고 원작 팬인 나로선 드라마가 영 재미없게 다가온다. 소설의 영상화가 항상 그랬듯이 아쉬운 부분이 매우 많다. 워낙 긴 호흡의 소설이기에 많은 부분을 쳐냈겠지만 정도가 심하지 않나 싶다. 드라마에서 가장 잘 표현한 부분은 바로 시리오 포렐ㄹㄹㄹㄹ의 등장이다. 책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ㄹㄹㄹㄹ발음을 너무나 효과적으로 들려준다.(사실 그럴 수밖에 없다)


  <얼음과 불의 노래>를 판타지라고 일반문학보다 한 수 아래에 두는 사람이 많은데, 과연 그들이 판타지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나 의심된다. 당신들이 높게 치는 일반문학도 사실 현실을 바탕으로 짜낸 판타지라는 걸 알랑가몰라.


  오늘은 일기를 끼적였다. 크하하하하! 참, 산도르는 생각보다 멋진 놈이고, 자이메도 그렇다. 하지만 티리온을 따라갈 사람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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