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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8

하나는 전체, 전체는 하나 - 완벽한 날들 (메리 올리버) 완벽한 날들 - 메리 올리버 지음, 민승남 옮김/마음산책 039. 우리에게 완벽이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나에겐 아무 걱정 없이 평온한 상태이다. 작년 여름, 계곡으로 피서를 가서 극강의 평온을 누리고 왔다. 도시는 35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서 해맬 때, 휴대전화 전파도 잡히지 않는 산골짜기는 시원한 바람이 조용히 흘렀다. 그늘에만 들어가면 시원해지는 유럽의 어느 도시처럼, 마당 한가운데 큰 나무 아래 그늘진 평상에 누워 있으면 그때만큼은 나는 여름에 존재하지 않았다. 동생들은 계곡에 내려가 물장구를 칠 때 나는 평상에 드러누워 초록 햇빛을 받으며 글을 읽어나갔다. 낮이 시원한만큼 밤은 추울 만한데, 그렇지 않았다. 다만 불빛을 향해 날아드는 날벌레만 조심하면 됐다. 모.. 2013. 4. 27.
지지 않는다는 말 - 김연수 지지 않는다는 말 - 김연수 지음/마음의숲 065. 내게 김연수라는 작가는, 아쉽게도 그다지 재미없는 이로 구분된다. 그의 소설은 단 한 편밖에 읽지 않았지만() 다른 이들이 추켜세운만큼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김연수란 이는 산문이 더 재밌는 사람이다. 소설가란 직함을 달고 있기에 이런 말을 하기 참 미안하지만 말이다. 그걸 느끼게 해준 책은 이었다. 자신에게 다가왔고 머물러 있었으며 떠나간 것들을 노래했다. 자신이 읽었던 시를 빌려 참으로 맛깔스런 글을 토해냈다. 산문이란 장르의 묘미를 알려준 최초의 책이 되겠다. 추억을 그리며 조곤히 써내려간 문장이 너무 아름다웠고, 그건 이야기의 힘보다 강했다. 여운이 너무 깊어 책을 두 번 더 들췄다. 덕분에 책은 낙서장이 되었다. 에선 시와 문장을 이야기했다면 .. 2012. 8. 10.
손바닥 수필 - 최민자 손바닥 수필 - 최민자 지음/연암서가 042. 저에게 수필은 범접하기 어려운 분야입니다. 참 쉬운 단어와 문장으로 쓰이기에 접근하기 쉬워보이지만 쉽게쉽게 쓴다고 글을 내려적다 보면 결국 쓰레기가 되곤 하지요. 아아, 좌절. 물론 방법론 이전에 의식이 문제지만요. 예전엔 소설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면, 이제 꿈은 '내 이야기를 온전히 쓰고 싶다'로 바뀌었습니다. 절대 파이가 작아진 게 아니어요. 오히려 더욱 깊어진 거지요. 수필과 일기, 낙서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항상 고민하지만 항상 난항에 빠지고 좌절하고 말지요. 소설은 신변잡기적인 글을 쓰면 안 된답니다. 그렇다면 수필은? 수필 역시, 형식은 매우 자유롭지만 잡담을 쓴다면 그저 그런 낙서에 지나지 않겠지요. 자기반성과 성찰, 그리고 세심한 관.. 2012. 4. 16.
혼자 책 읽는 시간 - 니나 상코비치 혼자 책 읽는 시간 - 니나 상코비치 지음, 김병화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041. 한동안 '독서'라는 주제를 가진 책을 읽었습니다. 독서론, 독서인생, 독서방법, 독서에세이 등등. 독서가 좋아 이런 부류의 책을 읽었지만 오히려 독서에 질릴 정도로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책의 종지부를 찍는 책이 바로 이 되겠습니다. 엄청 기대를 하고 샀지만 책값 13,800원의 값어치를 해주지 못한, 너무나도 아쉬운 책이 되겠습니다. 저자는 하루 한 권 책읽기와 인터넷 서평으로 유명한 분이라고 합니다. 나이도 꽤나 있으신 여성분이시네요. 애들 키우는 데에 신경쓰느라 시간도 많이 부족할 텐데 하루 한 권이라니, 엄청난 열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열정이 저에게 전혀 전해지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지만. 아, 그닥.. 2012.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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