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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2011년 5월 13일 금요일 잡담 - 기분전환

by 양손잡이™ 2011. 5. 14.
  나는 참 분위기를 잘 탄다. 술자리에서 왁왁하며 잘 논다는 게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의 좋고 싫음에 따라 기분이 많이 바뀐다. 전에는 잠이 충분했나 모자랐나에 따라서 하루가 바뀌었는데 요즘에는 대인관계와 책이 원인이다. 대인관계야 내가 조증일 때는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책은 정말 여파가 크다. 책이 슬프다거나 흥미진진하다거나 그런 종류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읽기 싫을 정도로 재미가 떨어진다면 왠지 다음 날은 힘이 빠지고 만다. 만약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나를 보면 내 블로그에서 하루의 잡담 하단에 있는 독서 기록 또는 네이트온 대화명에 있는 책 제목을 보도록 하라. 그 책이 적어도 어느 정도 재미가 없다는 걸 말하니까 말이다.
  바람이 부니 머리가 날린다. 머리가 너무 길었다.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더불어 지원서용 사진을 찍기 위해서 머리를 자르기로 했다. 친구들이 추천해주는 미용실로 들어가 짧고 단정하게 잘라주세요, 라고 말했다. 안경을 벗었다. 자, 이제 미용사가 머리를 어떻게 자르든 아무 관여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미용사는 머리를 자르며 말한다. 이거 세팅 잘 못하면 답이 없겠네요. 아니, 머리를 자르는 사람이 그런 소리를 하면 어떻게 하자는 거야! 애초에 그런 거 없이도 예쁘게 보일 수 있게 잘라야 할 것 아니야! 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희미하게 보이는 내 머리카락 윤곽을 보니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짧아졌다. 미용사의 손과 내 머리가 닿는 느낌을 보니 머리가 엄청나게 짧아졌다. 거의 중학교 때처럼 말이다. 이 머리로 어떻게 사진을, 아니 사진은 둘째 치고 거리를 어찌 돌아다니지. 머리를 감고 오니 한숨만 나온다. 아니, 전역하고 한 달 된 사람 같잖아…. 절망했다. 포기하는 마음으로 왁스라도 발라주라고 요청했다. 드라이기로 머리를 막 올리더니 왁스로 쓱싹쓱싹-. 응? … 25년간 왁스나 젤을 바르지 않고 다니던 내가 우습다. 마구 뻗치는 직모라고 무작정 머리를 기른 게 후회된다. 그냥 짧게 자르고 머리를 살짝 정리하고 다녔어야 했는데 말이다. 이참에 아예 미용실에서 왁스를 하나 사고 어떻게 왁스를 바르는지도 살짝 듣고 왔다. 그래, 이제 깔끔하게 하고 다녀야지!
  일요일에 있을 SKC 인턴 적성검사를 대비해 수요일에 학교에서 모의 적성검사를 치렀다. 프로젝트와 실험 보고서 작성에 바빠서 시험은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주위를 보니 모두들 공부하고 있었다. 시험비 5,000원이 아까워서라도 친구들의 교재를 어깨너머로 흘끔흘끔 훔쳐봤다. 어려워서 금세 포기했지만 말이다. 이번 모의시험은 유형이나 파악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험을 쳤다. 막상 시험지를 받아드니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었다. 그리고 오늘이 성적 발표날. 우리학교 SKC계열로 시험을 본 33명 중 3등, 같은 시험을 본 전국의 794명 중 35등…. 대학교도 적성검사로 들어왔다. 아무래도 이쪽 계열의 시험이 나에게 잘 맞는 듯하다. 한 가지 우스운 건 독서를 좋아하고 글쓰기를 연습한다는 놈이 언어논리 유형 점수가 평균이하라는 것이다. 두 개 유형 빼고는 뭐, 높은 성적이었다. 물론 모의시험이기 때문에 정확한 결과를 알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경향을 볼 수 있다고 친구들에게 들었다. 좋아, 이런 컨디션으로 일요일도 잘 봐야겠다. 아직도 공부할 책이 배송되지 않았다는 것에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 이러다가 월요일에 책이 오면 정말 큰일인데 말이다.

 
 
  - 독서 기록
 
  캐치-22 상, 조지프 헬러.
 
  오늘도 느낀 거지만 번역 및 편집 상태가 아주 엉망이다. 아니, 요즘에 진지한 책을 읽지 않았다고 이 꼴인 건 아니겠지. 그래도 책을 읽다보면 피식피식 웃게 되는 부분도 있고, 답답해서 가슴을 치는 부분도 있다. 하여튼 캐치-22를 읽는 내내 기분이 썩 좋지는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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