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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2011년 5월 15일 일요일 잡담 - SKC 적성검사 날

by 양손잡이™ 2011. 5. 16.
  드디어 고대하던 SKC 적성검사 날이다. 일찌감치 공부를 마무리하고 침대에 누웠어야 했는데 너무 놀았다. 저녁시간, 시계를 보니 벌써 7시다. 초조하다. 얼른 책을 펴지만 쉬이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게다가 8시부터 인터넷 카페 정팅이 있었다. 잠시 심심해서 들어갔다가 한참동안 카페의 안건에 대해서 의견을 나눴다. 게다가 맨유의 19번째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결정짓는 게임이 있었다.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나는 욕심쟁이 우후훗! 결국 새벽 세 시까지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상대적으로 약한 유형만 공부하였다. 하지만- 약한 유형은 공부한다고 되는 게 아니었나보다.
  혹여나 아침 7시에 깨어있는 사람이 있으면 모닝콜 좀 해달라는 예약문자를 남기고 잠을 청했다. 물론 그 누구에게도 전화는 오지 않았다. 알람이 울려도 끄고, 울려도 다시 끄고, 눈을 떠보니 벌써 7시 30분이다. 약속시간까지 30분밖에 남지 않았다. 얼른 머리를 감고 왁스를 쓱쓱 발랐다. 처음 만져보는 머리여서 영 머리 모양새가 나오지 않았다. 옆머리가 붕 뜬 바보꼬라지를 하고 기숙사를 나섰다.
  홍민이와 노남이를 만나 사당역행 버스를 탔다. 나와 노남이는 피곤에 쩔어 금새 잠들었고 홍민이는 책을 보면서 시험에 마지막 박차를 가했다. 버스에서 내려 간단히 요기를 하고, 잠에서 깨려고 커피도 마셨다. 잠시 지하철을 타고 건대입구역으로 향했다.
  건대는 과연 넓었다. 우리학교도 지도는 크니까, 라고 했지만 건대는 지도만큼 큰 거였다. 입구에 잇는 건물부터 반짝반짝한 게 약간 부럽기도 했다. 캠퍼스를 가로지르는 길에 작-은 동산도 있었다. 돌아보니 꽤나 큰 호수도 있고 말이다. 이래야 대학 캠퍼스지, 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아, 내 마음의 소리인가?
  헌데 이른 아침의 커피는 역시 장에 큰 문제를 만든다. 시험을 볼 때 즈음해서 배가 살살 아파왔다. 20분까지는 들어가야 하는데 벌써 10분이다. 대변기는 꽉 차있고, 난 발만 동동 구르고 있고. 다행히 사람이 얼른 나와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긴장은 많이 되지 않았다. 모의시험 성적도 괘나 좋은 편이었고 그리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첫 유형은 원래 푸는 만큼 풀었고, 언어유추는 생각보다 시간이 부족했다. 공간지각도 생각보다 쉬웠고. 가장 힘들었던 건 응용계산 유형이었다. 기존에 에듀스 교재에서 공부했던 유형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새로운 유형의 출제, 그것은 엄청난 벽이었다. 다행인 건 주위의 네댓 사람 모두 이 유형을 많이 풀지 못했다는 거다. 그 뒤로는 어렵지 않게 넘어갔다. 시험이 끝난 후 싹 둘러보니 특히 수추리 문제를 많이 풀지들 못했더라. 나는 쾌재를 불렀으나 이공계와 상경계가 같이 시험을 본다는 생각에 이르자 다시 한숨을 쉬었다.
  점심으로 와퍼를 줬는데 홍민이와 노남이는 그냥 햄버거나 먹으러 온 것 같다고 자심감 없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반드시’ 모두 풀라고 했던 상황판단 영역의 문제를 다 못 풀었다는 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물론 달랑 그거 하나가 당락을 좌우하지는 않겠지만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확신은 못하지만 어느 정도 승산이 있을 것 같다. 응용계산이 조금 어려웠달 뿐이지 나머지는 모의만큼 풀었으니까 말이다. 물론 적성 통과 후 두 번의 면접이 기다리고 있지만 우선 작은 승리감을 맡보고 싶다. 하늘이시여 나에게 천운을!


 
  - 독서기록

  없다.
  피곤에 쩐 하루여서 책은 한 자도 보지 못했다. 내일 10시 30분 수업이 있어서 지금 자야하지만 조금이라도 조금 보고 자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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