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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이야기

너에게 미쳤었다

by 양손잡이™ 2011. 5. 20.
  평소 네가 나에게 했던 행동들을 그닥 의미있게 생각하진 않았다. 내가 장난을 쳐도 항상 웃으며 받아주었던 너. 그런 내가 되기에는 네가 그렇게 먼저 해준 것도 알고 있다. 먼저 다가와 손내밀어주고 농담을 해주면서 웃으며 대해주었던 너.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나는 너를 너무 편하게만 대했었나보다. 그저 장난으로 툭툭 내뱉었던 말인데. 남들의 말을 듣고서야 아, 내가 너에게 심했구나, 라는 걸 문득 후회하게 됐다. 결국, 우리의 예정된 이별이 있던 날 너는 날 쳐다보지도 않았다. 난 네가 내게, 언제나처럼 먼저 말을 걸어주길 바라며 그저 조용히 있었다. 하지만 그건 내, 너무나 욕심에 찬 바람이었나보다. 또한 나에 대한 너의 어느정도의 기다림의 시험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우리는, 예의 웃음이 아닌 서로의 침묵속에 헤어졌다. 안녕. 그 한마디, 딱 그 한마디만 하면 됐는데, 또 그 한마디만은 꼭 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나는 발을 돌려 너에게서 떠났다. 근데 이렇게 떨어지고 보니 난 너에게 매여있었고 미쳐있었단 걸 알았다. 너를 만날때마다 느꼈던 두근거림은 그저 뭔가 신나게, 기분좋게 있을 수 있다라는 신호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지금 돌아보니 그 감정이 결국은 '다' 였던 것 같다. 옆에 있을때 기쁘다. 기분 좋다. 포근하다. 안정된다. 웃게된다. 결국 사소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이기도 했다. 기실 너를 다시 기억하는 것은 이제는 사치라고 생각한다. 다시 너와의 사진을 본다. 그리고 혼자 난, 너와는 전혀 어울리지 못하는 인간이다, 라고 혼자 위로 아닌 위로를 한다. 자책이기도 하지. 아냐, 자책이 아니다. 위로도 아니다. 그건 명백한 사실이고, 나는 너와 어울리지 못하는 한낱 더러운 남자일뿐이다. 이런 명백한 차이를 단지 자책으로 치부하면 다시 네가 너무 그리워질까봐 무섭다. 맘을 굳게 먹어도 어쩔 수 없이 네가 떠오른다. 네가 잡았던 나의 손, 춥다고 내 주머니에 찔러 넣은 너의 손, 서로 농담을 하며 나눴던 웃음. 이 모든게, 그저 내게 사치였다. 아니, 이 기억을 떠올리는 것 자체가 사치요, 과욕이다. 내 인정할 수 없는 슬픔은 현재진행형이다. 너에게 미쳤었다. 맞아, 난 너에게 아무것도 모르고, 또 아무도 모르게 - 심지어 나조 차- 미쳤었다. 미쳤다란 말도, 참 우습다. 항상 너를 볼때마다 내 입가에선 이유모를 미소가 번진다. 난, 왜 이럴까. 이제 그만 할때도 됐잖아. 이게 끝이다. 아니, 처음부터 시작은 없었다. 그렇게 믿고싶다.
 
- 너에게 미쳤었다, 2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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