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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독서 노트

퇴근길에 카프카를 - 의외의사실 (민음사, 2018)

by 양손잡이™ 2022. 10. 14.

민음사 북클럽에서 첫 독자 이벤트로 받은 책이다. 3개의 선택지 중 가장 가볍게 읽을만한 책을 골랐고, 예상은 적중했다.

책은 의외의사실이라는 만화작가가 그리고 썼다. 총 열세 권의 고전을 읽고 느낀 점을 그림과 글로 남겼다. 책은 모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과 모던클래식 시리즈다. 선곡, 아니 선책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아주 좋은데,

『체호프 단편선』, 안톤 체호프
『등대로』, 버지니아 울프
『오셀로』, 윌리엄 셰익스피어
『죄와 벌』,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픽션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페스트』, 알베르 카뮈
『오이디푸스 왕』, 소포클레스
『보이지 않는 도시들』, 이탈로 칼비노
『변신·시골의사』, 프란츠 카프카
『나를 보내지 마』, 가즈오 이시구로

이다.

책을 처음 받았을 때는 400쪽이라는 두께에서 오는 부피의 중압감과, 종이 한 장의 두께과 꽤 있어 묵직함이 느껴진다. 막상 책을 펴면 한 쪽에 많아봐야 세 개의 그림과 짤막한 문장이 다다. 책 두께에 겁먹을 책은 전혀 아니다. 여태까지 읽었던 고전 읽기에 관한 책 중에서 가장 사적인 책이다. 다들 요약이나 심오한 철학 이야기를 할 때, 이 책은 사변적인 이야기를 반 정도 할애한다. 그 이야기가 되게 별거 아니면서도 의외로 가슴을 찡 울린다. 등대로 이야기를 하면서

가끔 시간이, 이상하게 흐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시간이 멈추거나 고여 있는 것 같은.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을 것 같은 순간들.


라고 말하는데, 문장뿐만 아니라 사람이 쇼파에 앉아 멍때리는 그림이 함께 하니 더욱 특별히 다가온다.

고백하지만, 책을 많이 읽는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 알맹이가 단단한 책은 거의 손에 잡지 않았다. 그냥 재미만 좇아서 가벼운 책 읽기가 일쑤였다. 매번 자괴감을 느끼면서도 어떻게든 되겠지 하면서 흘려보냈다. 이번에는 좀 다르다. 책에서 제일 먼저 소개한 <체호프 단편선>을 꺼냈다. 아직도 책장에 안 읽은 책이 몇백 권 쌓였지만 지금부터도 늦지 않았으니까. 나도 <퇴근길에 카프카를> 같은 감상을 남기고 싶은 욕심이 든다. 그 어느 고전 소개서보다 동기부여도 재미도 가득한 책이다. 의외의사실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퇴근길엔 카프카를
만화로 읽는 열세 편의 인생 고전 에세이 『퇴근길엔 카프카를』. 셰익스피어부터 카프카를 지나 하루키까지, 단순하고 사랑스러운 그림체로 이름을 알린 웹툰 작가 의외의사실이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민음사 블로그에서 연재한 웹툰 ‘의외의사실의 세계 문학 읽기’를 엮은 것으로, 여기에 2017년 노벨상 수상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대표작 《나를 보내지 마》를 더했다. 각 작품에 대한 이야기, 가장 아름다운 대목을 골라 그림을 덧붙인 ‘이 장면’, 그리고 작가 이야기까지 세 부분으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여섯 편의 작품에는 작가와 그 주변의 인물 관계도를 추가해 그 시대의 흐름 속에서 작가의 활약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작품의 중요한 포인트를 모두 짚어 주면서도 여백이 많고 편안한 그림체에, 일기를 몰래 보는 듯한 손글씨의 매력을 더해 언제 어디서나 쉽게 펼쳐들고 싶은 고전의 매력을 전한다.
저자
의외의사실
출판
민음사
출판일
201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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