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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음악] Philip Wesley - Love's Last Embrace (Finding Solace) 그렇게 내가 살아했던 이들이 국화꽃 떨어지듯 하나 둘 사라져갔다. 꽃이 떨어질 때마다 술을 마시자면 가을 내내 술을 마셔도 모자랄 일이겠지만, 뭇꽃이 무수히 피어나도 떨어진 그 꽃 하나에 비할 수 없다는 사실은 다음날 쓸쓸한 가운데 술에서 깨어나면 알게 될 일이다. 가을에는 술을 입안에 털고 나면 늘 깊은 숨을 내쉬게 된다. 그 뜨거운 숨결이 이내 서늘한 공기 속으로 스며들게 된다. 그동안 허공 속으로 흩어진 내 숨결들. 그처럼 내 삶의 곳곳에 있는 죽음들, 가끔 그들이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_김연수, 「내일 쓸쓸한 가운데 술에서 깨고 나면」, 『청춘의 문장들』에서 2012. 1. 15.
오늘부터 읽는 책 - 더블 side B (박민규) 더블 side B - 박민규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006. 한국의 유니크한 작가, 그리고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 하지만 아직 그 정체를 파악하지 못하는 작가, 박민규의 단편집입니다. 2010년에 두 권으로 발간된 단편모음집입니다. 저는 단편집 『카스테라』로 처음 박민규 작가를 만났는데 처음에는 이게 뭐야, 했다가 두 번째 읽고는 오오, 세 번째 읽고는 팬이 되었었죠. 표제작 「카스테라」는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그 뒤로 다른 장편을 읽으면서 이런 이야기도 쓸 줄 아는 작가구나,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2010년 34회 이상문학상에서 「아침의 문」으로 대상을 받습니다. 저는 박민규 작가의 작품 중 이 「아침의 문」을 최고로 꼽습니다. 정말 대단한 단편이었지요. 『더블』의 첫 번째 책.. 2012. 1. 14.
[좋은음악] Elijah Bossenbroek - Always Faithful "행복은 소유에서 오는 게 아니라 존재에서 오는 거란다. 우리가 이미 소유한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감사하는 데서 오는 것이지, 우리가 갖지 못한 걸 얻으려고 애쓰는 데서 오는 게 아니야. 오려 정작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행복의 근원일 수 있어. 왜냐하면 뭔가 부족해야 다른 사람들이 우리가 부족한 걸 채울 수 있으니까 말이야. 만약 우리가 아주 완벽해서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겠니? 어떤 사람이 이렇게 말한 적이 있어. 밤에 우리를 따뜻하게 해 주는 건 우리의 힘이 아니라 우리의 부드러움이라고, 그리고 그게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를 보호해 주고 싶게 만드는 거라고 말이야." _A. G. 로엠메르스, 『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187)에서 어린왕자 두 번째.. 2012. 1. 14.
디테일을 잡아라 - 소설쓰기의 모든 것 Part 2: 묘사와 배경 (론 로젤) 소설쓰기의 모든 것 Part 2 : 묘사와 배경 - 론 로젤 지음, 송민경 옮김/다른 004. 시리즈의 첫 번째 책 를 보고 바로 편 책입니다. 1권은 약간 기대에 미치지 못했었죠. 책의 내용은 좋았으나 플롯의 존재를 100% 신뢰하지 않는 저이기에 많이 와 닿지 않았습니다. 읽고 나서의 감상은- 플롯도 분명 도움이 되는구나, 하지만 귀찮아, 이 정도? 하지만 두 번째 책인 은 아주 좋았습니다. 근래 읽은 작법서 중 제일 유익하고 드물게 다시 읽고 연습해볼까라는 생각이 든 책이었습니다. 실상 묘사는 어떤 글이든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지요. 소설은 물론이거니와 수필에서도 필요하며 시에서는 반드시 습득해야 하고 때로는 비문학에서도 쓰입니다. 빈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요. 전에 본 작법서들은 '글쓰기'와 '소설.. 2012.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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