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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음악26

[좋은음악] Helen Jane long - Expression 휴대폰 잠금을 풀고 전화번호를 꾹꾹 누른다. 전화를 걸까 말까, 통화버튼을 누를까 말까. 뚜루루루 신호가 간 뒤에 네 목소리가 들리면 어떻게 인사해야 할까. 네 반가운 목소리를 듣고 싶은데, 그러지 않으면 어떡하지? 왜 전화하셨어요, 라고 물으면 뭐라고 답해야 할까. 거기서 어버버거리면 괜히 바보 같잖아. 그냥 걸어봤어. 네 목소리 듣고 싶어서. 왠지 오늘 밤에 네가 그리워서. 그렇게 말하고 싶은데 그건 상상조차 못하는 답변이잖아. 아니, 사실 상상 속에서는 그렇게 말하고는 하지만. 아직 내 속마음 들키는 건 너무 부끄럽네. 뭐라고 말해야 자연스러울까, 괜스레 변명을 만들어본다. 아픈 곳은 다 나았어? 오늘 수업 빠졌던데 무슨 일 있어? 그 글 있잖아, 참 슬퍼 보여서, 혹시 나쁜 일 있나 해서. 온갖 .. 2012. 1. 7.
[좋은음악] Brian Crain - Leaves On The Water 연못 ―산거(山居) 연못가에 앉아 있었다 연못가에 앉아 있었다 연못가에 앉아 있엇다 바위와 바위와 구름과 구름과 바위와 손 씻고 낯 씻고 앉아 있었다 바람에 씻은 불처럼 앉아 있었다 연못은 혼자 꽃어럼 피었다 지네 _장석남,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 (304)에서 2012. 1. 6.
[좋은음악] David Lanz - Before The Last Leaf Falls 「나는 나를 묻는다」, 『나는 나를 묻는다』, 이영유 가을이 하늘로부터 내려왔다 풍성하고 화려했던 언어(言語)들은 먼 바다를 찾아가는 시냇물에게 주고, 부서져 흙으로 돌아갈 나뭇잎들에게는 못다 한 사랑을 이름으로 주고, 산기슭 훑는 바람이 사나워질 때쯤, 녹색을 꿈꾸는 나무들에게 소리의 아름다움과 소리의 미래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거친 대지(大地)를 뚫고 새싹들이 온 누리에 푸르름의 이름으로 덮힐 때쯤 한곳에 숨죽이고 웅크려 나는 나를 묻는다 봄이 언 땅을 녹이며 땅으로부터 올라온다 2012. 1. 5.
[좋은음악] Isaac Shepard - Memories Never Fade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 많은 것을 배우고 행복한 관계가 무엇인지 배운 올해였습니다. 좁았던 제 세상을 넓게 해준 모두들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책을 읽는 당신, 피아노를 치는 당신, 글을 쓰는 당신, 그림을 그리는 당신, 사진을 찍는 당신, 영화를 만드는 당신, 음악을 함께 듣는 당신, 맛있는 음식을 먹는 당신, 지식이 뛰어난 당신, 여행을 좋아하는 당신, 공부를 하는 당신, 음악을 사랑하는 당신, 하나하나가 모여 제 세상은 넓어지고 새로워졌습니다. 같이 웃고 떠들고 기뻐해주고 슬퍼해줬으며 외로운 시간을 같이 견뎌주었습니다. 아는 만큼 궁금하다고 했던가요. 넓어진 세상만큼 더 궁금하게 만들어주는 당신들에게, 작고 초라한 저와 진심으로 소통해주어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다 말하고 싶습니다. 이제 서로 알았던.. 2012.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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