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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독서 노트

30대, 늦지 않았다 - 서른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히사츠네 게이이치)

by 양손잡이™ 2012. 2. 17.
서른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 7점
히사츠네 게이이치 지음, 서수지 옮김/아이콘북스


022.

  저는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실 다 똑같은 얘기거든요. 이 책에서 봤던 얘기가 저 책에 나오고, 다시 저-기 책에 나오고. 결국 실천 단계가 중요한데 사람들은(물론 저를 포함해서) 읽던 책이 명확한 답을 내주길 바랍니다. 사람마다 삶을 풀어가는 방법이 다른데 책에 너무 기대곤 하지요.

  하지만 자기계발서가 가진 최고의 장점은 바로 환기입니다. 어수선한 마음을 잠시 다스리고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주죠. 이런 책이 출간됐다는 건 자기처럼 사는 데 같은 걱정거리를 가진 사람이 많다는 데에 안도하기도 하고요. 이 책도 이런 경향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나이를 먹는 건 정말 무섭습니다. 나를 지켜줄 방어막은 점점 줄어들고, 내가 행사할 수 있는 자유만큼 책임이 점점 커가고, 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 챙겨야 합니다. 10대, 20대 시절도 정말 중요합니다. 꿈을 키워가는 시기잖아요. 그런데 30대에 들자 뭔가 삐끗하기 시작합니다. 뭔가를 시작하기에는 나이 앞의 숫자 3이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벌써 포기하기에는 이른 것 같고. 승진도 하고 싶고 자산도 불리고 싶고 번듯한 가정도 차리고 싶고, 꿈은 여전히 많지만 조금은 현실에 순응하고 주저앉기 일쑤입니다. 앞을 보며 한참 달렸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을 보니 웬걸, 아무 것도 아닌 나만 보이는 거 있죠.
 


  하지만 글쓴이는 아직 늦지 않았다고, 조용히 다독여줍니다. 나이를 7분할하여 각각의 기간에 이름을 붙였는데요, 30대는 아직 청년기입니다. 그것도 청년 전기~중기밖에 되지 않았지요. 김난도 선생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에서도 20대는 아직 오전 7시밖에 되지 않았다고 하잖아요? 30대는 고작, 10시나 됐을까요? 아직 늦지 않았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나이라는 거죠!
 


  이 책에서 가장 신선한 것은 공·사·개입니다. 보통은 공과 사를 구분하라고 하는데 글쓴이는 '개'를 하나 더 언급합니다. '사'라고 말했던 것을 다시 쪼개 '개'라는 개념을 만들었습니다. 아버지를 예로 들어볼까요. 공은 회사에서의 모습입니다. 사는 어머니의 남편, 자식들의 아버지로서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개는, 진정 '나'를 위한 것이지요. 이 세 가지가 잘 어우러져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고 하나라도 무너지면 밸런스가 맞지 않아 힘들게 산다고 하네요. 그러기에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저는 이 중에서 '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에서의 역할, 가정에서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이 역할을 수행하는 건 결국 자신이거든요. 나의 발전 없이는 다른 것도 발전시킬 수 없으니까요. 억지로라도 '개'의 시간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런 시간을 만들기 어려운 게 당연하죠. 처리해야 할 업무는 많고 집에 들어가야 가족에게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이죠. 저자는 일과를 하루 단위가 아닌 2시간 단위로 짜라고 제안합니다. 큰 틀을 짜서 일을 해야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이러면 죽도 밥도 안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리고 그걸 확장시켜 일주일, 나아가 더 긴 계획을 짜는 겁니다.

  이 책, 아쉽게도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공·사·개 개념 하나만 조금 새로웠달 뿐이지 그 외 뒷 내용은 전에 보았던 책과 별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역시 자기 계발서는 실천이 중요하단 걸 한번 더 깨달은 책 읽기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지금 뭔가 잘 안 풀린다 싶으신 분들, 30대가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볼 만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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